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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발사체 스타트업. 김수종 창업가와의 인터뷰는 90분짜리 우주 발사체 강의의 다름 아니었습니다. “1999년, 항공대학교 3학년 때 처음으로 로켓 엔진 시험을 봤었거든요. 실제 시험이 이루어지는 공간에서 접하면 뭘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웅장함과 전율. 그 소음과 진동인데요. 로켓엔진이 작동할 때 엄청난 소음이 발생하고 그다음에 압력으로 인해 몸에 진동이 옵니다. 저희끼리는 로켓뽕을 맞는다고 합니다. 마약과 같은 중독성이 있는 경험이라고요. 상당히 남성적이죠. 학부생인데도 연구팀에 쫓아가서 참여하게 해달라 했죠. 그때부터입니다. 로켓.”

우주소년 아톰은 너무 동경하지만, 우주 산업은 배고픈 분야입니다. 평생 우주 발사체를 연구해도 갈 수 있는 민간기업은 미사일을 만드는 한화 뿐입니다. 로켓뽕을 맞고도, 중독(?)을 끊고 전자회사로 간 동료들이 많다고 합니다. 먹고는 살아야하니까요. 2017년 이노스페이스를 창업했습니다. 한국이 우주 발사체 시장에서 명함을 내밀 수 있을지는 이노스페이스의 도전에 달렸습니다. 왜냐면 우주 발사체 시장은 축적된 기술없이는 도전도 할 수 없는 영역. 미국, 독일, 호주, 노르웨이의 스타트업 4곳이 이노스페이스와 같은 ‘하이브리드 로켓 엔진 기술’ 개발에 도전, 소형 발사체 경쟁 중입니다.

우주 발사체 시장이 대체 무엇인지, 모든 스토리를 그 현장에 있는 김수종 창업가가 전해드립니다. 마지막 문장까지 읽으면, 우주 발사체 입문 과정의 수료라고 할까요?

이노스페이스의 엔진 시험 장면/. 이노스페이스 제공

◇“로켓뽕 맞는다고 합니다”

-우주 비즈니스에 도전한다는데 와 닿지가 않아요.

이노스페이스는 우주 택배회사입니다. 우주에 위성을 보내드립니다. 우주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거나 어떤 기능을 하는 물체를 우주로 보내려면 결국 수송 수단이 필요하죠. 통상 발사체라고 하고요. 발사체의 핵심이 로켓 엔진입니다. 발사체가 물체를 우주로 보냅니다. 이노스페이스는 독자적인 로켓 엔진 기술로, 발사체를 직접 개발합니다. 이후엔 우주로 가려는 물체, 또는 때론 사람이 될 수도 있겠지만, 여하간 그렇게 우주로 운송하는 택배회사입니다.

-헷갈립니다. 엄청난 비즈니스인데 스타트업이 도전 가능한가?

보통의 스타트업보다는 일의 범위가 상당히 넓은건 사실입니다. 통상 이노스페이스 같은 곳을 체계기업이라고 부릅니다만, 시스템 인터그레이션(intergration, 통합)하는 일인데, 한국에선 이런 역할을 하는 곳이 항공우주연구원과 국방과학연구소입니다. 단지, 대상인 발사체의 크기가 항공우주연구원이 최근에 발사한 누리호와 비교하면 상당히 작습니다.

누리호를 중형 발사체라고 하는데, 이노스페이스는 소형발사체입니다. 소형발사체로 물체를 우주로 운송해주고 비용을 받는 비즈니스입니다. 미국의 항공우주국(NASA·나사)나 스페이스엑스는 주로 대형 발사체를 다룹니다. 예컨대 스페이스엑스는 국가가 하던 발사 서비스를 민간 기업으로서 최초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 시도를 한국에선 이노스페이스가 소형발사체로 도전하고 있는거죠.

-소형과 대형 발사체간 차이는?

통상은 발사체가 수송할 때 탑재 능력에 따라서 소,중,대형으로 구분합니다. 얼마나 큰 물체를 싣느냐에 따라서 구분하는거죠. 누리호는 탑재 능력이 1.5톤입니다. 그게 중형요. 이노스페이스는 소형발사체인데, 소형 위성을 나르는 겁니다. 소형 위성은 무게 500kg 이하입니다. 대형은 6톤 이상이구요.

◇“10년전 나로호에 러시아 엔진이 탑재된 사연”

-제 의문은 이런겁니다. 6톤 이상을 우주로 보낼 기술을 가진 기업, 예컨대 스페이스엑스는 어마어마한 기술을 확보했을텐데, 1.5톤이든 500kg이든 시장을 모두 먹지않을까요.

대형 발사체를 다루는 회사들도 물론 시작은 스타트업이었고, 현재는 스타트업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의 기업 규모와 가치를 갖고 있고요. 이미 자생력을 가지고, 그러니까 매출과 이윤을 통해 회사를 운영하는 단계에 이른 회사죠. 일부는 상장한 곳도 있고요. 이런 곳들은 매출 규모를 키우고 자생력을 강화하려면 일단 보다 큰 대형으로 접근하는 게 유리합니다. 그들 입장에서는요. 발사 서비스의 수익률 측면에서요. 한 번에 많은 양을 수송할 때 더 큰 매출과 수익률이 나옵니다. 발사체가 작든 크든 엔진을 하나 개발하는 데 필요한 리소스는 큰 차이가 없거든요. 동일한 리소스를 투입했을 때 더 큰 수송 능력을 갖는, 더 큰 엔진을 개발하는 쪽으로 접근하는게 이미 사업 안정화한 기업들에게는 유리한 측면이 있고요.

이노스페이스같은 초기 기업들은 처음부터 대형 엔진과 대형 발사체를 이용해 사업화를 하는건, 초기 개발 비용이나 인프라 구축 비용들이 어마어마하게 크기 때문에 민간 투자를 바탕으로 도전하는 스타트업으로서는 그런 시도는 하기 어렵습니다. 흔히 마이크로 런처라고 하는데, 초소형 발사체를 1차적으로 개발해, 기술과 상업성을 시장에서 검증받은 이후에 후속 투자를 유치하거나 상장을 통해서 다음 사이즈의 큰 발사체로 사업을 확대하는게 일반적인 방법입니다.

-아무리 소형발사체라고 해도, 아무나 도전할 수 있는 분야는 아니지 않을까요?

이노스페이스를 체계기업이라고 부른다고 했잖아요. 발사체 체계를 만들 때 필요한 기술은 관련 모든 학계와 분야가 포함됩니다. 기계공학, 항공우주공학, 전기전자제어, 재료공학 등 모든 분야의 전공자들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는 핵심 부품은 엔진이지만, 차체나 의자, 핸들 등도 모두 필요하죠. 현대차가 처음 자동차를 만들때는 엔진은 외국산을 도입했고, 다른 부품을 개발하거나 또는 조립하면서 자동차 완제품을 만들었죠.

나로호도 비슷합니다. 러시아에서 엔진 부분의 기술을 도움 받은 거였죠. 2013년에 발사한 나로호는 핵심인 엔진을 러시아로부터 그대로 들여와서 발사했습니다. 나머지는 국산으로 다 했었죠. 최근 발사한 누리호는 이후 10년간 개발해서 엔진까지 독자적으로 개발해 발사체를 만들어서 쏠 수가 있게 된 거죠.

-우주발사체도 자동차 시장과 비슷하다는 말씀인가요?

아뇨. 비슷한듯 하지만 다릅니다. 자동차는 엔진도 돈을 주면 살 수 있잖아요. 발사체의 경우엔 로켓 엔진은 어떤 나라도 기술이나 제품을 팔지 않습니다. 사실 나로호는 예외였습니다. 나로호가 가능했던 배경에는 2000년 초반에 맺은 한러 우주 기술 협정이 있습니다. 러시아의 엔진 제작 기술을 이전받고 한국이 엔진을 자체 개발해 나로호를 발사하려는 계획이었죠. 비하인드지만, 사실 그때 미국이 반대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미국은 우주 기술이 여러 나라로 가면 국가 전략상으로도 위협이 될 수 있고, 또 전략자산이 다른 나라로 전파가 되다보면 위협적인 국가로도 갈 수 있다고 보죠. 몇몇 국가만 보유한 로켓 엔진 기술이 다른 나라로 이전되는 것을 지금도 막고 있고요.

그런데 우리나라가 러시아와 협력해 자력 엔진을 개발한다니 미국이 반대했고 그래서 초기와는 달리 러시아는 ‘이미 계약을 했기 때문에 기술은 줄 수 없지만 그러면 러시아가 누리호 시험 발사하는 경우에 엔진을 제공하겠다’고 한 겁니다. 유일하게 외부에서 엔진을 받아서 발사했던게 나로호의 사례입니다. 여전히 외국에서 엔진 로켓 기술은 이전받거나 부품을 들여오는 것은 상당히 어렵습니다. 우리나라도 10년간 이번 누리호에 들어간 75톤급 엔진을 자력으로 개발을 했던 겁니다. 결국 발사체 비즈니스를 하려면, 엔진 기술을 독자적으로 보유해야만 합니다.

-자동차는 자본력만 있으면 엔진은 외부서 사와서, 본인의 브랜드를 붙여서 시장 진입할 수 있지만, 우주 발사체는 처음부터 본인의 엔진이 필수적이다? 왜냐면 아무도 발사체 엔진을 팔지 않으니까?

맞습니다. 이노스페이스는 독자 엔진 기술을 보유했습니다. 이미 추력 15톤급 엔진 개발을 완료했습니다. 이노스페이스의 엔진은 하이브리드 로켓 엔진 기술입니다. 다른 나라의 대부분 기업들이 쓰는 액체 로켓 엔진이 아닙니다. 이노스페이스가 1~2년 사이에 확보한 기술이 아닙니다. 2017년에 창업해 5년 정도 업력이지만, 이 하이브리드 로켓 엔진 기술은 대학 연구실부터, 그러니까 1990년대 후반부터 지금까지 20여 년 이상 꾸준히 연구한 기술이 축적된 겁니다. 말하자면 한국에서 하이브리드 로켓 엔진 기술 개발에 참여했던 연구진이 거의 대부분 이노스페이스의 개발 연구원으로 참여한다고 보면 됩니다. 그래서 독자 엔진을 개발할 수 있는 겁니다.

쫌아는기자들이 지난 8월 31일 김수종 이노스페이스 창업가와 줌으로 인터뷰했다. /이노스페이스 제공.

◇“하이브리드 로켓 엔진, 미국 독일 호주 노르웨이와 경쟁”

-한국에서 로켓 엔진을 고민한, 석·박사부터 실무까지 고민했던 분들이 이노스페이스에 몰려 있다?

예. 창업은 혼자 했지만요. 하이브리드 로켓 분야에서는 제가 국내 1호 박사입니다. 20여 년간 제가 국내 하이브리드 로켓 개발을 주도적으로 해왔고요.

-잠깐만요. 하이브리드엔진? 로켓 엔진 기술은 어떤 분류인지, 설명 부탁요.

로켓 엔진 기술은 연료로 고체나 액체를 씁니다. 한미 미사일 지침이 작년에 완전 해제가 됐는데 그 이전까지는 고체 로켓은 미사일용, 액체 로켓은 민간 위성 발사체용으로 양분돼었습니다.

국방과학연구소는 미사일 중심의 고체 로켓을 맡고요, 민간 위성 발사 때는 항공우주연구원 중심으로 액체 로켓을 개발합니다. 선택과 집중하는 형태입니다. 국가 연구 기관에선 대신 하이브리드와 같은 다른 타입의 엔진을 개발할 여력이 없었습니다. 그런 탓에 하이브리드 로켓은 대학에서 연구를 주도했습니다. 제가 졸업한 항공대는 추력 2톤급 엔진까지 완성했습니다. 그 기술은 확장돼 현재 15톤급 엔진까지 개발 완료한 상황입니다. 그렇게 하이브리드 로켓 개발을 했던 석박사들 8명이 이노스페이스에 와 있습니다. 고체 엔진은 당연히 국방연구원, 액체는 항우연이 있지만, 하이브리드만 열심히 판 개발팀은 거의 여기에 모인 겁니다.

우주 공간을 비행하려면 무언가를 태워서 불꽃을 내야합니다. 근데 우주에는 공기가 없죠. 로켓 내부에 연료와 함께 공기 역할을 하는 산화제를 같이 싣고, 두 가지를 같이 섞어 연소를 시킵니다. 추진력을 내면서 우주 공간을 비행하는거죠. 연료와 산화제가 모두 딱딱한 고체면 고체 엔진, 둘다 액체면 액체 엔진입니다.

이노스페이스는 고체도 액체도 아닌, 하이브리드 엔진입니다. 혼성·혼합이라는 뜻이죠.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내연기관과 전기 모터를 혼용한다는 뜻이고, 하이브리드 로켓은 고체 로켓와 액체 로켓의 특성을 혼합한 로켓입니다.

하이브리드 로켓은 연료는 고체인데, 공기 역할하는 산화제는 액체입니다. 반반을 섞어놓은 형태입니다. 현재 전세계에서 소형 발사체에 도전하는 대부분 회사들은 액체 로켓을 개발하고 있거든요. 이유는 액체를 써야, 분사하는 양을 조절하기 쉽거든요. 발사체가 위성을 우주 궤도에 진입시킬 때, 추력의 조절이 중요해요. 반면, 고체 로켓은 구조는 단순한데다, 미리 저장해놓을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출력 조절이 어렵습니다. 미사일에 많이 활용되는게 그래서 고체 로켓입니다.

문제는 액체 엔진에는 단점이 있습니다. 액체 로켓은 엔진 구성을 보면 상당히 복잡한 배관들이 구성됐고, 금속 소재도 많고, 이렇다 보니 엔진 자체가 상당히 무겁습니다. 구성품도 많고요. 비쌀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하이브리드 로켓은 액체 로켓의 단점을 극복해서 훨씬 단순하면서도 액체 엔진처럼 추력 조절이 가능합니다.

-아까 개발 완료한 엔진이 하이브리드 추력 15톤이라고 했죠?

추력이라는 의미는 15톤의 힘을 내는 엔진이라는 겁니다. 수직으로 로켓 발사하면 15톤을 들어올립니다. 추력이 클수록, 우주로 보내는 물체의 무게가 커집니다. 예컨대 누리호에는 우리나라가 개발한 추력 75톤급 엔진입니다. 1단에 75톤 엔진을 4개 썼고, 총 추력은 300톤입니다. 이노스페이스는 15톤 엔진입니다. 현재 15톤 엔진을 1개만 쓰면 50kg의 위성을 우주로 보낼 수 있습니다. 향후에는 여러 개 묶어서 최대 105톤까지 확장할 계획입니다. 500kg의 위성을 수송할 수 있도록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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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위성 우주로 쏴주는데 kg당 3만3000달러”

◇전략기술 품목으로 스타트업하는 그들의 고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