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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투자(나는 그때 투자하기로 했다)에선 현업 투자자가 왜 이 스타트업에 투자했는지를 공유합니다.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사업을 시작할 때 초기에 투자할 수 있으면 분명 좋은 투자가 되었을것이다. 2021년 여름, 브이투브이 최상수 대표님과 권민구 이사님을 만나 사업 계획을 들었을 때, 일론 머스크가 떠올랐다. 일론 머스크가 대단한 점은 큰 문제를 간단한 아이디어로 해결한다는 점이다. 로켓을 재활용하여 우주 가는 비용을 낮췄고(SpaceX), 땅굴을 파서 교통체증을 피해 빠르게 이동할 수 있도록 The Boring Company를 만들었다. 해결책은 어찌 보면 참 간단한 아이디어인데, 스케일이 워낙 커서 누구도 하지 못했던 일들을 일론 머스크는 했다. 브이투브이도 유사하게 간단한 아이디어에서 착안하여 큰 문제를 해결하고자 함에서 일론 머스크가 떠올랐다.

최상수 대표(사진 왼쪽)와 권민구 이사 /브이투브이

◇문제점: 택배는 늦고, 빠른 배송은 비싸다.

택배를 이용하면, 물건을 송파에서 강남으로 보내더라도 경기 외곽 물류허브를 갔다 오는 비효율을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택배는 대형 Hub로 전국에서 집화된 택배를 모아서 배송 목적지별로 분류한다. 대량의 물품을 최소한의 거점 수로 처리하다보니, 배송 동선이 비효율적이며, 물품들이 분류를 기다리며 쌓여있는 시간이 길어져 분류에 아주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또한 하루에 1번 정도 출고되기 때문에 보통의 택배는 2~3일이 소요된다. 하지만 사람들은 익일배송과 새벽배송을 경험하며 이제 온라인에서 물건을 시키면서 2~3일 걸려서 받아 보는 것에 만족하지 못한다.

반면 당일배송은 비싸다. 현재 물류업체들이 도입하고 있는 당일배송의 방법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마이크로 풀필먼트와 이륜차 방식이 있다. 마이크로 풀필먼트 방식은 도심에 작은 물류센터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은 도심에 물류센터를 확보하기 위한 비용이 클 뿐 아니라, 그 창고까지 물건을 이동시켜야 하는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한다. 또한 작은 창고 규모에 맞추기 위해 제한적인 품목과 수량만 수용 가능하다는 한계점도 존재한다.

이륜차 방식은 물건마다 배송 라이더에게 개별 경로가 부여되기 때문에 인력이 많이 요구되는 고비용의 구조로 운영된다. 또한 더 먼 지역으로 배송하게 될 경우, 비용이 급격히 증가하여 도심 내 근거리 배송만 지원하는 수준이다. 현재 당일배송은 충분한 자본력을 가진 일부 e커머스 업체들이 서비스 차별화 차원에서 적자를 감수하고 당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직까지 지속가능 솔루션은 부재한 상황으로 볼 수 있다.

◇해결책: 대중교통망에 착안한 대중물류망으로 배송을 환승 저렴하고 빠르게

브이투브이의 해결책은 ‘사람들은 대중교통을 타고 환승하면 거의 모든 지역을 몇 시간 내에 갈 수 있는데, 물건은 왜 그렇게 오지 못할까’ 라는 아이디어에 착안했다. 그리하여 수도권 대중교통망처럼 환승해서 이동할 수 있도록 물건을 위한 대중물류망을 고안했다. 물품도 정해진 노선을 순환하는 차량을 환승하여 당일배송 되도록 하는 것이다. 다른 물류 기업들이 더 큰 물류 창고를 짓고, 더 비싼 자동화기기를 들일 때, 브이투브이는 오히려 배송 전 과정에서 창고를 없애고, 차량간 유기적인 운행 및 물건 전달 방식(Vehicle to Vehicle)을 통해 배송을 한다.

대중물류망은 물품 접수가 들어오면 물품을 각 노선의 시간표에 맞추어 태우고, 정류소 개념의 작은 장소에서 물품이 환승할 수 있도록 한다. 가까운 거리에 작지만 많은 정류소들이 있어 한 곳에 너무 많은 물품이 몰리지 않도록 분산시키게 된다. 효율적인 이동을 위해 구 단위의 광역 정류소 간 이동을 담당하는 광역 트럭, 광역 정류소와 지역 정류소를 이동하는 지역 트럭, 그리고 라스트마일 트럭이 있다. 라스트마일 트럭은 마을버스처럼 자신의 구역을 끊임없이 돌면서 물품을 배송하고, 접수를 받는다. 브이투브이는 저렴한 비용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범용적이고 지속가능한 당일배송 서비스’를 만드는 것을 Vision으로 하고 있다.

◇쿠팡 로켓설치 물류 시스템을 구축한 창업멤버들

브이투브이는 기존 택배 수준의 가격으로 당일에 배송하기 때문에 기존 택배 고객들이 브이투브이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을 이유는 적다. 이미 여러 주요 대형 화주들과 계약을 맺어 나르기로 한 물량이 꽤 있으며, 많은 화주들이 먼저 찾아서 연락을 하고 있다. 이미 확보된 화주들의 약속된 물량을 이행하기 위해 투자금이 쓰일 예정이기 때문에 확실하지 않은 미래 매출을 위한 CAPEX 투자보다 심적으로 편안한 부분이 있었다.

커다란 물류창고를 짓고, 대형 자동화 설비를 갖추는 방식보다 대중물류망을 통해 구축할 정류소의 비용 부담은 상대적으로 적다. 특히 브이투브이의 대중물류망은 처음에는 서울 전역에 듬성듬성하게 만들고, 물량이 많아 짐에 따라 촘촘하게 구축하기 때문에 물동량이 늘어나는 것에 맞추어서 인프라를 늘려 나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초반 CAPEX 부담이 완화되는 부분이 있다.

대중교통망처럼 대중물류망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물품의 이동하고 싶어하는 수요가 충분해야 하고, 이동하는 경로 중 공통경로를 효율적으로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 대중물류망을 구축하여 물건이 시간에 맞게 환승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처음에 라스트마일 구획을 설정하고, 노선을 잘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시간에 맞게 환승하기 위해 물동량, 교통량, 기사의 행위 등이 예측되어야 한다. 이는 충분한 데이터와 시뮬레이션, 그리고 실제 실험을 통해 기술력과 노하우가 필요하다. 물건이 환승하기 위해 작은 공간(지역정류소)에서 즉시 물건이 분류되는 것도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하드웨어적 기술과 오퍼레이션 노하우, 현장 데이터가 필요하다. 단기간에 브이투브이가 쌓아온 것을 따라 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었다.

창업자들은 냉장고, 에어컨 등의 대형가전 제품을 익일에 설치해주는 쿠팡의 ‘로켓설치’ 물류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축해본 경험이 있다. 또한 초기 스타트업인데, 특히 물류 분야인데도 어떻게 이렇게 스펙 화려한 사람들이 모였을까 싶을 정도로 팀원들 대부분이 국내외 Top-Tier 대학에서 공부했으며, 과학고, 영재고 출신이다. 단순히 돈보다는 도전적인 문제에 흥미를 느낀 팀원들이 속속 합류했다고 한다. 사무실을 방문해보면 엄청난 열기를 느낄 수 있다.

브이투브이가 풀려는 문제는 정말 어렵기 때문에 앞으로의 길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 문제를 풀기 위해 훌륭한 인재들이 모여 열과 성을 다하고 있기에 분명 문제를 풀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 그리고 문제를 해결했을 때는 정말 많은 사람들의 일상을 변화시킬 것이다. 브이투브이 팀의 도전을 응원하며, 앞으로는 익일배송, 새벽배송보다 당일배송이 당연시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