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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핀다가 빅데이터 상권 분석 스타트업 ‘오픈업’을 인수했답니다. 이번주 27일 알려진 따끈따끈한 소식이죠. 신주 발행, 자본금 증가 없이 깔끔하게 지분 100% 전부 인수하는 방식으로 인수 절차가 마무리됐다고 하네요.
투자 유치도 어렵다는 이 시장에 스타트업이 스타트업을 인수했다니요. 오픈업이 어떤 회사인지 궁금해졌습니다. ‘지역 매장의 카드매출, 통신사, 소상공인 및 인구 통계학적인 각종 빅데이터를 기반으로인공지능(AI)을 활용해 상권 특성을 분석해 알려준다’고 쓰여있는데, 이런 단어 너머에 이혜민 대표가 생각하는 오픈업의 핵심, 그리고 무엇보다 핀다가 이 회사를 왜 인수했는지가 궁금해졌습니다. 이혜민 대표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오픈업은 B2B 사업을 했었는데요. 부동산 개발 회사 혹은 대기업에 상권 분석 데이터를 제공했어요. 새로운 지점이나 점포를 출점할 때 필요한 정보였으니까요. 이런 정보는 B2C로 일반에 제공하진 않았고, B2B로 제공했죠. 예를 들어 어떤 지역의 어느 정도 크기 상가에 점포를 냈을 경우 예상 매출은 어느 정도인지 알려주거나, 입지의 특성상 이 상가건물에는 어떤 가게가 입점을 하면 좋은지 등의 플래닝 서비스도 했었죠. 대형 의류 브랜드 같은 경우, 직영점포를 열 때 입지에 따른 매출도 중요하지만 실제 해당 건물을 사는 경우도 있거든요. 일종의 부동산 자산으로요. 때문에 부동산 시세나 해당 부동산에서 발생할 수 있는 매출 등에 대한 분석 데이터도 제공했죠.”
-대출 중개 플랫폼에서 상권 데이터를요?
“오픈업은 본엔젤스, 퓨처플레이, 이지스자산운용 등 투자사들로부터 시리즈 A를 지났고, B라운드를 돌고 있었는데 오픈업이 갖고 있는 미션과 비즈니스가 너무 마음에 들었죠. 특히 8400만개 상권·업장에 대한 매출 분석 데이터들요. 이 데이터를 B2C 서비스로 기획을 해 볼 수도 있고, 핀다의 대출 서비스와 연계도 가능하죠. 대출 시장에서는 사업자 대출 분야도 굉장히 큰 시장이에요. 핀다도 사업자 대출 비즈니스로 조금씩 확장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거든요. 핀다를 사용자들이 사용하는 이유는 대출에 유리한 조건을 발견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이걸 사업자 대출 영역에서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사업자 매출 흐름을 볼 수 있어야 해요. 매출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해 더 유리한 조건 대출을 고객에게 추천을 해줄 수 있거든요. 오픈업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모델링을 한다면 사업자 대출 분야 서비스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 같았죠. 그래서 인수를 결심하게 됐습니다.”
-국세청에도 업장 매출을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가 있을텐데요.
“매출 추이, 해당 지역 특정 업종의 매출 추이 등 매출 외 비금융데이터와 결합해 추가적인 정보를 주는 데이터가 있습니다. 예컨대 특정 상권을 주로 방문하는 유동 인구 특성과 매출의 상관성 등을 분석하는 것도 가능하고, 배달이 잘 되는 지역도 체크가 가능합니다. 1개 배달 음식 매장 뿐 아니라 다른 여러 배달 음식점들의 매출이 높다면 ‘이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배달을 훨씬 잘 시켜먹는다’는 추측이 가능하죠. 또 매출과 인구를 종합해 비싼 배달 음식을 먹는지 같은 세부적인 추론도 가능합니다. 소위 ‘우량 자영업자’라고 부르는, 동네마다 정말 잘 되는 업장들이 있잖아요. 그런 가게들이 어떤 규칙으로 나타나는지 알 수 있죠. 이런 데이터를 활용하면 사업자 대출도 더 정교하게 가능합니다. 금융기관과 협업해대출 리스크를 판단하고, 우량 자영업자분들이나 성공 가능성이 높은 소상공인분들에겐 더 싼 금리에 많은 대출을 내줄 수도 있는 것이고요.”
-지금 그런 모델이 없나요.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출은 있긴 있죠. 그렇지만 우리나라는 직장인 신용대출이 가장 흔하고, 또 ‘얼마나 오래 다닐 수 있는 대기업을 다니느냐’ 등을 기준으로 삼는 등 미래 소득의 안정성을 봐요. 그렇다보니 프리랜서 분들이 대출을 받기 힘든 것처럼, 소상공인 대출은 한도도 부족한 편이고 금리도 상당히 높아요. 그래서 대부분 사업장이 사장님의 개인 신용 대출에 의존하고 있죠.”
-가장 강력한 라이벌은 캐시노트인걸요
“잘할 수 있는 영역이 조금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캐시노트는 사장님들이 실제 본인이 얼마나 벌고, 비용이 얼마 나가는지 가계부 쓰듯이 쓰니까 데이터의 정밀도를 본다면 캐시노트가 높을 겁니다. 반면 핀다와 오픈업의 데이터는 전반적인 사업장의 캐시 플로우, 현금 흐름을 파악하고 큰 의사결정을 하는데 도움을 드리고자 해요. 공인된 데이터는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은 대출 조건을 만들기 위해서는 상권과 전체적인 트렌드 분석이 필요하거든요. 이런 모델과 지수를 대출에 대입하는 것이죠.
또, 저희는 우선적으로 예비 창업자. 그러니까 가게를 차릴려는 소상공인들을 1차 타깃으로 하고 있어요. 최근 오픈업 B2C 웹페이지를 열었거든요. 각 동네 상권에 대한 초보적인 데이터 확인 가능합니다. 데이터는 쌓여있는데 UI/UX에 대한 고민이 남아서요. 베타서비스라 아직 모든 기능을 다 보여드리지 못했는데도 창업을 계획 중이신 분들에겐 정말 쏠쏠합니다. 이런 페이지를 기반으로 예비 창업자를 타깃으로 하고요. 캐시노트는 이미 가게를 열고 장사를 하는데 페인포인트가 있는 분들이 주 타깃이라고 봐요. 두 회사의 전략과 경쟁력이 다르죠.”
-인수 금액은요? 이런 시장에 인수 결정은 쉽지 않았을텐데요. 반대하는 주주들은 없었나요.
“인수 금액은 비공개고요. 결정도 어려웠죠. 소위 잘 안 되는 회사를 인수한 것이 아니라 잘 되고 있는 회사, 그것도 앞으로 더 촉망받는 스타트업을 인수한 것이니까요. 오픈업은 10명이 조금 넘는 팀인데, AI 전문 집단예요. 서울대 컴퓨터공학 박사부터 전직 AI 교수님도 계시고요. 멤버들이 전원 다 데이터사이언티스트, 개발자예요. 오픈업의 서비스 뿐 아니라 회사에 훌륭한 인재를 모셔온다는 접근으로도 놓칠 수가 없었어요. 핀다와 낼 시너지가 더 중요하다보니 시장이 어렵다해도 (인수를) 꼭 하고 싶었습니다. 이사회에서도 별다른 이견 없이 인수 결정을 지지해주셨고요.”
-하반기 런칭 준비 중인 새로운 서비스가 있나요.
“최근 금리가 많이 오르면서, 대출 상환에 대한 이용자 고민이 많이 접수됐어요. 그래서 기존 핀다를 통해서는 빌리는 것 중심 서비스가 제공됐다면, 이제는 갚는 것도 도와드리는 서비스를 만드려고요. 현재 소득과 보유 자산, 대출 규모, 이자율 등을 종합해서 현재 사용자가 어떤 액션을 취하는 것이 가장 유리한 것인지 추천을 해드리고, 상환 자체를 핀다 앱에서도 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어요. 대출에 대해선 시작부터 끝까지 핀다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죠.”
-금리가 최근 올랐다면 핀다 사용자도 부쩍 늘었을 것 같네요. 물 들어올 때 노를 젓는 시점이랄까요.
“한국에서 대출의 특징은1가구가 다양한 대출 상품을 통해 돈을 빌린다는 점이죠. 주택담보대출도 있고, 신용이나 마이너스 대출 등 그래서 금리가 바뀌고 대출 관련 규제가 새로 생기거나 할 때마다 확인해야할 정보가 많아요. 그렇다보니 금리가 바뀌면 핀다를 찾아 유리한 조건을 비교하는 분들이 많아져요. 올해 MAU는 100~130만명 정도를 예상하는데 작년 핀다 MAU가 30만이었거든요. 4배 정도 성장하는 것이고요. 대출 실행 건수도 작년 대비 3~4배 정도 성장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