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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7월,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남기문 대표께서 스타트업 ‘노을’에 투자한 이유에 대해 기고를 해주셨습니다. 남 대표님은 “너무 착한 스타트업이라 걱정했던 곳”이라고 했습니다. 노을은 혈액 및 암 진단을 위한 체외 진단 플랫폼을 개발하는 회사입니다. 모두 병원에서 피검사 해봤고, 혈액 분석 기기쯤은 어느 병원에나 있지 않으냐고요? 네. 있습니다. 하지만 혈액 진단을 위한 기존 기기들은 아주 비싸고, (수요에 비해) 기기 보유 숫자도 적다네요. 국내 대형병원에서도요. 특히 제3세계나 개발도상국에선 이 문제가 더 심각하고요. 그래서 노을은 이 혈액 진단을 보다 빠르고 간편하고 상대적으로 싸게 할 수 있는 키트와 기기를 개발했습니다. 공동창업가인 이동영 대표는 수년간 아프리카 봉사활동을 다니면서 말라리아로 죽어가는 사람들을 보고 처음엔 말라리아 진단 키트 개발 아이디어를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친구이자 VC 심사역이었던 임찬양 대표와 손을 잡고 만든 회사가 노을입니다.
너무 착해서 걱정이라던 노을은 지난 3월 3일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에 입성했습니다. 2015년 창업부터 작년 시리즈C 투자 유치와 상장까지. 스타트업으로는 빠르게 IPO까지 도달한 셈인데요. 스타트업의 상장 체험기가 궁금해 임찬양 대표님께 연락해봤습니다. 오늘의 ‘그의 하우투’는 스타트업 노을의 생생한 상장 체험기입니다.
상장을 준비하고 심사받는 기간은 얼마 정도 걸렸나요.
1년 반쯤 걸렸던 것 같습니다. 우선 기술성 평가를 통과해야 했고, 이걸 바탕으로 상장 예비심사청구를 해야했고요. 준비 기간부터 실제 심사를 받는 네 달이 넘는 기간 등 전부 합치면 1년 반 정도 걸렸네요.
심사 과정은요.
거래소에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하게 되면 심사절차가 시작됩니다. 예비심사청구서는 회사의 재무, 운영, 법률, 사업, 기술, 생산, 조직 등 전 분야에 걸쳐 세부 내용을 작성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후 담당 심사역이 배정되고 수차례의 미팅과 질의응답 과정을 통해 상장 여부를 심사받게 됩니다. 300여 개가 넘는 서면 질문을 받았고 굉장히 까다로운 질문과 요청사항이 많이 있었습니다. 이 과정을 잘 넘기면 상장심의위원회 개최 일정을 통보받게 되고, 반대로 문제가 발생하면 대부분 자진철회를 하게 됩니다.
300개나요? 어떤 까다로운 질문이 있었나요.
과거에 해왔던 것들, 그러니까 창업 초기 결정들에 대해서도 설명과 해명을 요구합니다. 대부분 스타트업들이 창업 초기부터 상장을 생각하고 운영하지는 않을테니까요. 기업이 지켜야 할 법이나 재무 이슈를 무심코 지나가는 것들이 있죠. 그런 결정들에 대해서 전부 하나씩 설명과 해명을 요구합니다. ‘이때 이런 결정은 왜 했나, 주주에게 이익이 되지 않거나 법을 위반한 것이 아닌가’ 등의 날카로운 질문들이죠.
저는 심사역도 했고, 나이도 있는 편이라 최대한 전자결재나 증빙 서류를 남겨두고 자문을 많이 구했습니다.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 그 결정들을 대충 넘겼다면 오늘 상장이 발목 잡혔을 수도 있었거든요. 상장을 생각하는 스타트업이라면 항상 모든 의사결정에 신중해야 합니다. 투자심사역도 상장심사역도 같은 심사역인데요.
확실히 달랐습니다. VC투자는 개인과 개인, 그리고 꿈과 비전에 대한 평가도 같이 들어갑니다. 심사역 개인의 성향, 창업자 개인의 성향과 둘의 인간적인 화학작용이 딜 결정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니까요. 매출, 영업이익, 기업가치 등 숫자를 제시하는 것도 우리의 목표와 비전을 담아 말하기도 합니다.
상장은 달랐습니다. 정말 객관적이고 보수적인 숫자를 제시해야 하고, 모든 숫자에 꼼꼼한 근거를 물어봤습니다. 그리고 상장심사역은 여럿이 구성된 팀이고, 외부 위원들과 전문가분들도 계십니다. 그 분들이 모두 납득할만한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 훨씬 더 어렵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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