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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도 들어본 적 없는 스타트업인 텔라의 진유하 창업가를 시즌3 인터뷰 대상에 넣은건 한장의 사진 때문입니다. 네이버에서 [텔라 진유하]를 검색하면 한 온라인매체의 기사가 나옵니다.
그 사진의 설명엔 “대학 시절 선교로 다녀온 아프리카에서 시작된 여정은 창업으로 이어졌다”고 썼습니다. 영어교육 스타트업인 진 대표가 우간다 등 해외 튜터들과 함께 한 사진입니다. 막연히 ‘우와, 성공한 여성 창업가고 스토리도 꽤 있을법한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말로는 “인터뷰 쉽게 가겠다” 였습니다.
10월 14일 오전 10시 책상 6개가 겨우 들어가는 비좁은 텔라의 사무실 앞에 서선 마음을 잔뜩 웅크렸습니다. 창업 8년차 스타트업의 사무실치곤 너무 비좁았습니다. 진유하 창업자에게 “텔라는 그동안 투자를 얼마 받았어요?”라고 물었습니다. “올해 3억원(프리A)을 투자받았습니다”라고 답하는 진 대표는 안면이 활짝입니다. 수백억원대 투자받은 창업가도 꽤 만나봤지만, 그보다 행복한 웃음입니다. 창업가의 웃음입니다. “창업하고 2년간 시드 투자도 없이 버텼죠. 창업팀 각자 파트타임하면서요. 그리곤 2016년 시드 7000만원 정도 받았고요.” 아직 성공 스토리를 쓰지 못했지만, 누구보다 창업가다운 진유하의 스토리입니다.
◇8년차 스타트업의 6인실 사무실, 그녀는 활짝 웃었다
세상에서 가장 쉬워 보이지만, 그리고 시작하면 쉽게 성공할 것 같지만, 정작 가장 어려운 비즈니스가 한국의 영어 교육 아닐까요.
“우간다 옆에 브룬디라는 나라가 있어요. 2010~2011년쯤 단기선교를 갔습니다. 당시 성균관대 글로벌경영학과 학생이었습니다. 가난하고 전쟁을 겪은 나라라고만 생각했는데, 실제론 달랐습니다. 대학 나오고 영어, 불어 등 3~4개 국어를 하고 교육 수준이 높은 인재가 많았습니다. 이런 개인의 잠재력이 발휘되야 나라도 크겠다는 생각했고요. 아프리카 인재, 특히 대졸 인재들이 학력이나 역량에 비해 일의 기회가 부족하다는데서 시작한게 텔라입니다.
마침 그들은 영어 원어민이고, 활용할 수 있겠다 했죠. 브룬디에서 선교 활동했는데 영어 교육 튜터는 우간다 분들과 했습니다. 브룬디는 프랑스어, 우간다가 영어를 씁니다. 물론 텔라가 아무리 큰다한들 아프리카에 수십만개 일자리를 만들 순 없습니다. 하지만 아프리카 인재를 쓰고 성공한 사례가 된다면 다른 회사들도 아프리카 인재들과 더 많은 일을 하지 않을까요.
그때 영어 교육 시장에 눈에 들어왔죠. 영어 교육 시장에 사업적으로 잘 될 것 같다는 포커스는 아니었고요. 2014년 창업 당시에도 온라인 전화 영어나 화상 영어 같은게 꽤 존재했습니다. 단순한 마음으로 시작했죠. 영어 강사 경험도 없고, 사업 경헙도 전무했지만, 영어 학습 시장이 워낙 큰데다 기존 사업자도 많은 걸 보고, 죽지 않을 시장이겠다하는 단순한 마음이었죠. 그런데 막상 해보니, 영어 교육은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보니 교육의 품질보다는 마케팅 경쟁에 좌우되는 시장이었죠. 마케팅에 승부를 봐야하니, 그쪽에 치중하다보면 밸런스가 무너지고. 이제와 돌아보니, 이 시장은 시작하기 어렵지 않고, 비용도 크게 안 들고, 근데 키우기는 너무 어렵고 경쟁은 치열하지기만 하는 구조고, 규모 키우려면 마케팅 회사처럼 굴러가야하는 곳입니다. 말하자면 레드오션이죠.”
생존할 독자 카드가 없으면 망합니다. 그게 레드오션입니다.
“학습법이 차별화입니다. 텔라는 채팅 영어입니다. 원어민과 채팅하면서 영어를 배웁니다. 전화영어나 화상영어와는 달라요. 학습자 입장에서 전화나 화상영어는 수업을 잘 지속 못해요. 완주율이 낮고요. 추정컨대 50% 미만요. 열번 수업에 다섯 번도 안들어요. 돈을 냈는데도요. 왜 그럴까요. 이유는 명확해요. 전화 수업은 예약해야하고, 전화받을 장소를 찾아야해요. 기술적으론 아무 데서나 할 수 있지만, 근데 남들 앞에서 절대 영어로 떠들 순 없잖아요.
직장인들은 회사에서 아무도 없는 회의실을 찾는다거나 숨어서 한다거나. 집에서도 가족들 앞에선 절대 안해요. 장소적 제약이 생각보다 커요. 두 번째는 심리적 부담요. 원어민이 영어로 말하면 바로 알아듣고 곧바로 대답해야 된다는 대목요. 원래 갖고 있던 영어 울렁증이 전화나 화상 수업으로 나아지는 게 아니라 보통은 심해지죠. 두 가지 요인 탓에 결국 포기하죠. 그러다가 연초에 무슨 프로모션 광고를 보고 다시 ‘힘들어도 도전해볼까’하고 구매하고, 그리곤 다시 포기하죠.
채팅영어는 장소 제약과 심리적 부담이 적어요. 레드오션에서 살아남기 위한 텔라의 차별점이죠. 내가 원하는 시간에 튜터랑 프로그램을 선택해 예약합니다. 공부 시간이 되면 튜터가 카카오톡으로 연락해요. 튜터가 프로그램에 따라 수업을 리드하는데 실시간으로 내 모든 영어 문장에 첨삭합니다. 학습자는 예약했다가 깜박했어도 사무실에서 채팅창으로 공부할 수 있어요. 지하철에서도 가능하고요. 누가 내 영어 말하는거 들을까 눈치 볼 필요도 전혀 없고요. 심리적인 여유도 있어요. 채팅이니까 바로 대답하지 않아도 돼죠. 대화간 시간의 틈이 있죠.
사실 창업 전인 2013년에 아프리카 대졸 원어민을 선생님으로 하는, 전화나 화상영어를 생각했죠. 수십명 단위의 테스트를 직접 했어요. 아프리카라서 현지 인터넷 속도와 같은 기술적인 장벽을 우려했지만 막상 별로 없었어요. 아프리카 사람에 대한 낯설음이 있을까 우려했는데 그것도 문제 없었어요. 문제는 발음요. 우간다는 영국식 영어를 쓰는데다 현지식 발음도 섞이니까 한국 학습자들은 익숙하지 않은거죠. 레드오션 시장에 이런 ‘핸디캡(아프리카 튜터의 영어 발음)’을 안고 시작하는건 미친짓이다라고 판단했죠. 창업할 때 채팅영어로 바꿨습니다. 현재는 우간다랑 필리핀 튜터들이 채팅으로 영어를 가르쳐주는 시스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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