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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때 투자하기로 했다]는 현업 벤처캐피털 대표님이 ‘내가 왜 이 스타트업에 투자했는지’를 이야기하는 코너입니다. 박기호 LB 대표님은 두브레인 투자를 첫번째 이야기 주제로 삼으셨습니다.


LB인베스트먼트는 2020년 8월 모바일로 영유아의 발달장애를 치료하고, 인지능력을 개선하는 디지털 치료제(Digital Therapeutics, DTx)를 개발하는 두브레인의 Series-A 라운드에 투자를 진행했다.

두브레인의 창업자인 최예진 대표를 처음 만났을 때 느낀 독특함은 지금도 생생하다. 당시 27세였던 최 대표는 커다란 백팩을 메고 회의실로 들어왔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휴학 중인 창업자라고 본인을 소개했다. 이날 만남은 젊은 창업자가 앞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어떤 요소들이 필요할 지 이야기해주는 조언의 성격이 강했다.

발달장애 영유아를 치료해주는 서비스를 창업했다는 소개를 들었을 때는 사회적 기업이라는 인상도 강하게 받았다.

하지만 달랐다. 이날 두브레인과 LB인베스트먼트가 연결된 결정적 순간이었다.

1시간 예정 미팅은 2시간 훌쩍 넘긴 토론이 됐다. 특이하다는 첫 인상은 엄청난 기대감으로 변해갔다.

두브레인에 투자한 첫번째 이유는, ‘뛰어난 핵심인력들의 역량’이었다. 두브레인은 수 년간 발달장애 아동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하던 대표가, 두 명의 대학 동기들과 2017년에 설립한 회사였다.

젊은 학생들의 스타트업에는 3년만에 각 분야 최고의 전문성을 가진 10~20년 경력의 인력들이 합류했다. 의학박사 출신 데이터분석 전문가, 26년 경력의 글로벌기업 출신 핵심 개발자, 국내 5명뿐인 ESDM(초기 자폐증 치료 덴버 모델) 자격증 보유 치료사 외에도 10여 명의 탁월한 인력들이 포진했다.

인상적인 대목은 이런 멤버들을 한데 모아 빠르게 사업을 만들어가는 20대 후반의 경영진이었다. 최 대표는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서울아산병원, 가톨릭대 병원, 하버드대 의대 등 국내외 유수의 의과대학, 병원들과 발달장애 아동들에 대한 디지털 치료제 연구를 주도했다.

열정적인 경영진이 오랜 전문성의 팀원들과 단단히 뭉쳐 있었기에 3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유의미한 성과들을 창출한 것이다.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

◇“3년간 수십만 건 데이터 차곡차곡 획득한데다 디지털치료제는 엄청난 시장 잠재력 있는 곳이었다”

두번째는, ‘핵심 경쟁력의 차별성과 우수성’이었다.

두브레인은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디지털치료제 기업으로서 국내에서 선도기업인 것은 물론이거니와, 세계적으로도 탁월함을 인정받을 역량이 엿보였다.

3년간 수 십만 건의 사용자 데이터를 획득하였고, 이 데이터를 통해 국내 최고의 의료기관과 함께 진단 알고리즘을 고도화했다. ESDM 자격증을 보유한 전문가와 베테랑 치료사 출신 연구진, 우수한 개발자들이 고도화한 프로그램은 고객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었다.

프로그램의 효과성 역시 세브란스병원, 아산병원 외 다수의 기관과 임상을 통해 증명하고 있었으며, 하버드 대학 병원과 공동 연구 추진을 통해 FDA승인 및 글로벌 진출을 준비하고 있었다.

투자를 검토하는 단계에서 LB인베스트먼트가 가장 신경써 확인한게 바로 이 부분이었다. LB인베는 서울 가톨릭대 의대부터 충남대 의대, 미국 하버드대 의대 전문가들까지 연락했다. 직접 만났고, 그게 어려우면 이메일, 컨퍼런스콜을 했다. KTX를 타고 지방 출장 가는 것부터 심야 콘퍼런스콜까지 마다하지 않았다.

온라인 상에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 및 자료에 대한 공부도 엄청 했다. 그 결과는 ‘충분히 인지 장애 아동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었다. 두브레인의 알고리즘 경쟁력을 확인한 것이다. 두브레인은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으로 생각했다.

세번째는, ‘막대한 시장 잠재력’이었다. 2020년초 디지털치료제는 국내에서 비교적 덜 알려진 분야였지만 세계적으로는 Pear Therapeutics, Akili Interactive 등의 기업이 막대한 투자금을 유치하며 관심을 받고 있었고, 매년 25%의 성장이 예상될 만큼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는 분야이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성장이 더욱 가속화 되리라 예상했다. 이를 반영하듯이 작년 4월 미국 FDA는 디지털 치료제에 대한 긴급 승인을 결정했다. 병원 내원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디지털 기기 및 앱을 활용한 치료가 충분히 효과를 낼 수 있다면 빠르게 승인을 내겠다는 뜻이었다.

여기에 급성장한 원격의료 수요 등의 현상은 향후 디지털치료제가 시장에서 수용되기 위한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는 신호로 판단됐다.

두브레인이 2019년 핀란드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스타트업 경진대회 ‘Slush’에서 top3에 올라선 것을 시작으로, 최근 세계경제포럼(WEF)의 ‘기술선도기업’에 선정된 것은 두브레인의 글로벌 시장 잠재력과 기술 경쟁력을 고스란히 인정받은 결과이기도 하다.

특히 WEF의 기술선도기업은 기술과 사업 모델을 모두 평가해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끼칠 기업 100개만 뽑는다. 여기에 선정됐다는 것은 막대한 잠재력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두브레인 서비스 화면

네번째는, 고객이 겪는 페인포인트를 확실히 타겟팅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현재 발달장애 아동이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열악한 접근성으로 인해 수 개월을 대기해야만 하고, 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많게는 매달 수 백만원의 비용이 소요되고 있었다.

발달장애를 겪는 자녀와 학부모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었고, 두브레인은 이런 고객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고 판단 되었다.

결론적으로, 우수한 창업자, 오랜 기간 전문성을 쌓아온 핵심 멤버들, 해당 분야에서 선도적인 핵심 경쟁력을 보유하고 연구로서 이를 입증하고 있다는 점,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에서 고객에게 큰 가치를 제공할 기업이라는 점에서, LB는 두브레인에 대한 Series-A를 선도하여 투자했다.

두브레인의 또다른 파트너가 돼줄 삼성벤처투자, KB인베스트먼트와 함께 이번 투자를 진행했다. LB인베는 글로벌 DTx 시장의 선두 스타트업으로 성장하는 두브레인과 계속 미래를 함께할 것이다.

# 두브레인

- 설립일 : 2017년 9월

- 대표 : 최예진

- 주제품 : 디지털치료제(DTx)

- LB투자금액 : 30억원(시리즈A 전체 65억원)

최예진 두브레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