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석 삼천당제약 대표가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천당제약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고점 먹튀 루머의 근거가 되는 2500억원 블록딜(대량 매매) 자체를 취소하겠습니다.”

전인석 삼천당제약 대표는 6일 오후 서울 서초구에서 열린 삼천당제약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삼천당제약은 먹는 인슐린, 위고비 복제약(제네릭) 개발 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치솟았다. 전 대표는 삼천당제약 주가가 급등했을 때 세금 납부를 이유로 2500억원 규모의 지분 매각 계획을 공시했다가 이날 취소했다.

앞서 신풍제약, 신라젠도 각각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와 항암제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등했다가 대주주의 지분 매각 이후 급락한 바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이런 사례가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자 지분 매각 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

전 대표는 “작년 윤대인 삼천당제약 회장으로부터 지분을 3.41%씩 받고 저와 배우자가 납부해야 하는 세금이 2335억원”이라면서 “2500억원의 블록딜을 진행하고 남는 금액은 다시 회사 주식을 매입할 계획이었다”고 했다.

그는 “시장 반응이 참담했고 사기극을 벌였다는 루머가 생겼다”면서 “개인의 세금 납부보다 삼천당제약의 자부심과 주주의 가치를 지키는 것이 소중하기 때문에 (블록딜 취소를) 결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블록딜이 아닌 주식 담보 대출 등의 방법으로 세금을 납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인석 삼천당제약 대표가 6일 서울 서초구 삼천당제약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홍다영 기자

삼천당제약은 자체 플랫폼 기술인 S-Pass로 먹는 인슐린을 개발한다. 당뇨병 환자는 현재 인슐린을 주사로 투여하는데, 이 기술이 성공하면 약으로 혈당을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삼천당제약은 지난달 19일 유럽 식약처에 임상 시험 계획 승인을 신청했고 아직 승인 허가가 나오진 않았다.

먹는 위고비와 리벨서스(당뇨약) 복제약은 미국에서 계약을 체결했다는 공시를 지난달 30일 냈다. 이 계약으로 앞으로 10년간 제품 판매 수익의 90%를 확보한다고 설명했다. 계약 상대방을 공개하진 않았다. 공시 직후 업계에선 수익 배분 조건이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전 대표는 이날 S-Pass와 먹는 비만약 등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 글로벌 규제기관의 인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미국 FDA에 제출한 문서를 공개하며 “S-Pass는 특허 번호가 있고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위고비 성분)는 제네릭(ANDA) 문구를 받았다”고 했다.

전 대표는 “S-Pass 기술이 가짜고 특허가 없다는 루머가 있다”면서 “미국 FDA와 유럽 식약처에 공식 제출한 서류”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FDA, 유럽 식약처 등에 실체가 없는 가짜 기술을 갖고 어떻게 까다로운 (해외) 규제기관에서 행정 절차를 밟겠느냐”면서 “특히 유럽 식약처 같은 기관에 임상을 신청하려면 해당 약물의 세부 특허 사항과 독창적인 제조 방법이 기재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왜 (미국 계약) 파트너사나 특허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있다”면서 “오리지널사의 제형 특허를 회피해서 선제적으로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현재 단계에서 파트너사나 특허 관련 정보를 노출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적군에게 아군에 대해 오픈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삼천당제약은 단순히 기술을 수출하는 회사가 아니라 제품을 공급하는 제약사”라면서 “저희는 삼성도 아니고 셀트리온도 아니지만 대한민국 중견 제약사도 독자적인 기술이 있으면 글로벌 시장에서 거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 대표는 “한국의 노보 노디스크, 일라이 릴리가 삼천당제약의 수식어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전략적 보안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앞으로 (주주들과) 투명하게 정보를 공유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