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테미스2호에 실린 NASA의 '스누피 핀'. /NASA

2일(한국시간) 발사에 성공한 아르테미스2호. /연합뉴스

1969년 7월 인류 최초로 달에 닿았던 아폴로 11호엔 여러 ‘기념품’이 실려 있었다.

미국 성조기 외에도 136국의 소형 국기가 실렸고, 인류 최초로 동력 비행에 성공한 라이트 형제의 ‘플라이어1′호의 프로펠러 조각과 날개 천 조각도 있었다. 항공 역사의 시작과 우주 시대의 만남을 상징하기 위한 장치였다.

사고로 목숨을 잃은 아폴로 1호 승무원들과 소련의 우주 비행사들을 기리는 메달도 있었다.

이 기념품 중 상당수는 우주를 다녀왔다는 ‘인증’을 받은 후, 지구에서 기념하거나 전시하기 위해 다시 가져왔다. 성조기와 전 세계 정상들의 메시지가 담긴 실리콘 디스크 등은 반면 달에 남겨놓았다.

이후 인류가 달로 향할 때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이렇게 각종 기념품을 우주로 가져갔다가 일부는 남겨두고 일부는 다시 지구로 안전하게 가지고 오는 것을 전통으로 지켜왔다.

이번 아르테미스2호 임무에서도 이 전통은 이어진다. NASA에 따르면 이번 비행에선 승무원들이 약 4.5㎏에 달하는 물품이 담긴 ‘플라이트 키트’를 함께 싣고 비행한다.

여기엔 성조기와 유엔기, 그리고 아르테미스 협정(Artemis Accords) 참여 국가들의 국기가 포함됐다.

키트에 담긴 성조기에도 의미가 있다. 첫 번째(STS-1)와 마지막 우주왕복선(STS-135)에 실렸던 성조기가 포함됐다.

이 성조기는 마지막 우주왕복선 승무원들이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남겨두고 오면서 “다시 미국 땅에서 미국 로켓을 타고 오는 사람만이 이 깃발을 가져갈 수 있다”고 했다는 그 깃발이다. 이후 2020년 미국의 첫 민간 유인 우주선인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건이 시험 비행할 때 이 깃발을 되찾아왔고, 이번엔 다시 아르테미스 2호에 실려 또다시 우주로 향하게 됐다.

지난 아르테미스1호 임무에서 싣고 갔던 씨앗을 자란 나무 밑동에서 채취한 흙 표본도 실린다. 우주를 여행한 씨앗을 키워낸 토양이라는 뜻에서 NASA는 이 흙을 ‘달나무 토양’이라고 부르고 있다. 인류의 달 탐사 역사를 잇는 상징물이다.

새로운 씨앗 세트도 탑재된다. 1971년 아폴로 14호 임무 때 우주비행사들이 우주로 씨앗을 가져갔던 이후로 이어지는 전통이다. 2022년 아르테미스 1호 비행 때도 1000여 개의 씨앗(미국풍나무, 소나무 등)이 우주를 다녀온 바 있다.

라이트형제가 탔던 '플라이어' 비행기. /위키미디아

이번 비행에도 라이트 형제가 탔던 플라이어 비행기의 천 조각이 실릴 예정이다. 만화 캐릭터 스누피(Snoopy)가 그려진 은색 핀 100개도 같이 실린다. 스누피는 오랫동안 NASA 우주 비행 안전의 공식 마스코트로 사용됐다. 닐 암스트롱의 아폴로 11호가 착륙하기 직전, 최종 점검 임무를 수행했던 아폴로 10호의 달 착륙선 이름이 바로 ‘스누피‘였다. NASA는 이후 우주 비행의 안전과 임무 성공에 크게 기여한 직원이나 협력사 직원에게 이 우주를 여행한 은색 스누피 핀을 상으로 주고 있다.

승무원 중엔 캐나다 우주비행사도 있다. 따라서 이번 비행 키트에는 캐나다 우주국(CSA)의 스티커와 패치도 담겼다.

이누(Innu) 족을 상징하는 깃발 스티커도 포함됐다. 아르테미스 우주비행사들은 캐나다 래브라도 지역의 이누족의 땅에서 지질학 훈련에 참여한 바 있다.

이들 물품들은 우주를 여행하고 지구로 돌아와 박물관과 기록 보관소에 보존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