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야마나시 대학 연구팀이 복제한 생쥐 중 한 마리. /야마나시 대학

1996년 인류 최초의 복제 양(羊) ‘돌리’가 탄생했을 때 세상은 경이로움과 공포에 휩싸였다. 똑같은 생명체를 무한정 찍어낼 수 있는 ‘복제 시대’가 열릴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복제에 복제를 계속 거듭하면 어떻게 될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일본 야마나시대 연구팀은 20년 동안 58세대에 걸쳐 집요하게 생쥐 복제를 시도했고, 그 결과를 지난 25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했다.

결론은 ‘포유류의 무한 복제는 불가능하다’는 것. 종(種)의 유지를 위해서라도 포유류에겐 암수가 결합하는 유성 생식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체세포 복제만 거듭하다 보면 생명체의 설계도인 DNA에 치명적인 오류가 쌓여 결국 종 자체가 끊긴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2005년부터 단 한 마리의 생쥐 체세포에서 핵을 추출해 난자에 이식하는 방식으로 복제를 반복했다. 초기에는 복제 성공률이 계속 높아지는 듯했다. 26세대에선 15.5%의 최고 성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반전은 27세대부터 시작됐다. 성공률이 뚝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57세대에서는 0.6%까지 성공률이 추락했다. 마지막 58세대에 이르러서는 태어난 복제 쥐들이 단 하루도 버티지 못하고 전원 폐사했다. 20년간 1200마리 이상의 쥐를 탄생시킨 복제 사슬이 결국 끊어진 것이다.

그동안 복제 동물이 일찍 죽는 원인을 두고 학계에서는 두 가지 가설이 대립해 왔다. 유전자의 스위치 조절 기능(후성유전체)에 문제가 생긴다는 주장과, 설계도인 DNA 자체가 변했다는 주장이었다.

연구팀은 이번 복제 실험을 통해 그 범인이 ‘DNA 돌연변이’임을 명확히 밝혀냈다. 유전체 분석 결과, 복제는 한 세대를 거칠 때마다 평균 70개의 유전적 오류가 쌓였다. 57세대에 이르자 수천 개의 오류가 쌓였고, 그중에서도 생명 유지에 치명적인 유전자 오류가 수십 개나 누적된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반면 스위치 조절 기능은 세대를 거듭할 때마다 다시 초기화됐다.

흥미로운 점은 체세포 복제를 통해 유전적 오류가 쌓여도 남녀가 결합하는 유성생식을 거치면 다시 유전자가 회복된다는 사실이다. DNA 오류가 가득한 복제 생쥐를 일반 수컷 쥐와 교배해 낳은 자손은 검사했을 때 태반 크기가 정상으로 돌아왔고, 그 손자 세대도 아주 건강하게 태어났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포유류가 왜 수억 년간 번거로운 유성생식을 고집하며 진화해 왔는지를 실험으로 직접 증명했다는 데 이번 연구의 의의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