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북 안동 백신 공장 L하우스. /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사이언스가 백신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폐기물 처리를 놓고 행정당국과 소송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폐기물을 부실하게 관리해 지자체로부터 행정 조치 처분을 받자 이를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30일 바이오 및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지법 행정2부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안동시장을 상대로 제기한 폐기물 처리 조치 명령 처분 취소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 소송은 올해 1월 첫 재판이 열렸고 다음 달 23일 2차 기일이 예정됐다.

사건은 작년 여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경북 안동에서 L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다. 폐렴구균, 독감 등 백신을 생산하는 공장이다. 대구지방환경청은 작년 여름 L하우스에 현장 점검을 나왔다가 백신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 폐기물이 부실하게 관리된 것을 발견했다.

폐기물 관리법에 따라 의료 폐기물은 섭씨 4도 이하에서 냉장 보관해야 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일부 폐기물을 보관하는 과정에서 이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온도도 법이 규정하는 것보다 높았다고 한다. 대구지방환경청은 이런 내용을 알리는 공문을 보냈고 안동시청은 적정한 온도 유지를 이행하라는 행정 처분 조치 명령을 내렸다.

백신은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의약품인 만큼 엄격한 시설 관리가 필요하다. 그런데 SK바이오사이언스는 그해 10월 안동시장을 상대로 명령을 취소해달라는 행정 소송을 제기했다. 폐기물 관리법상 의료 폐기물 발생 기관은 의료기관, 동물 병원, 국가·지자체·대학의 시험·연구기관 등이 해당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였다고 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 제조 폐기물을 의료 폐기물로 보는 대신 사업장에서 발생한 일반 폐기물로 분류해야 한다는 논리를 소송에서 펼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관계자는 “해석의 여지가 있다”면서 “행정 조치를 받은 것이 기업 이미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소송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현장 점검 이후 온도에 대한 명령 조치를 이행했다”면서 “백신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 폐기물을 어느 범위까지 관리해야 하는지 소송을 통해 구체적 기준을 세워보자는 취지”라고 했다. 안동시청 측은 “소송이 진행 중인 사안”이라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