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들도 산후 우울증을 겪는다. 대개 아내가 아기 낳고 1년쯤 뒤다.
스웨덴 의과대학 겸 연구 기관인 카롤린스카 연구소가 스웨덴 웁살라대·중국 쓰촨대 등과 공동으로 2003~2021년 스웨덴에서 자녀를 둔 남성 100만명의 건강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연구 결과는 23일(현지 시각) 미국의사협회 저널인 ‘JAMA 네트워크 오픈’에 소개됐다.
연구팀은 이 남성들이 배우자가 아기를 갖기 1년 전부터 출산 후 1년까지 우울증이나 불안 장애, 각종 스트레스 질환 등으로 정신과 진단을 받은 비율 변화를 추적했다.
분석 결과 연구팀은 아빠들은 보통 배우자가 출산하고 1년쯤 지난 시점에서 가장 큰 정신적 스트레스를 겪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아이 출산 1년이 지날 무렵 남성들이 우울증과 스트레스 관련 질환을 앓는 비율이 임신 전보다 30% 넘게 증가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그 이유를 출산으로 겪는 남녀의 부담감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봤다. 엄마들은 보통 출산 직후 호르몬 수치가 달라지고 신체 변화가 심해지면서 즉각적인 우울증을 겪는다. 반면 남성들은 육아를 시작한 지 1년쯤 지났을 무렵부터 예전보다 더 큰 경제적 부담과 책임감을 느끼게 되고, 수면 부족을 비롯한 각종 육아 피로가 쌓이면서 본격적으로 우울증이나 불안 장애를 겪는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실제 의료 진단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한 것인 만큼, 우울증을 겪으면서도 병원에 가지 않는 아빠들도 적지 않다는 사실을 고려했을 땐, 아빠들이 실제로 겪는 정신적 어려움이 더 클 수도 있다고 봤다.
연구를 주도한 동하오 루(Lu) 카롤린스카 연구소 부교수는 “아버지가 되는 과정은 기쁨도 크지만, 그만큼 수면 부족이나 가족 관계 변화 같은 다양한 스트레스도 동반하게 된다”면서 “출산 1년 이후까지 아빠들의 정신 건강을 장기적으로 추적 관찰하고 이를 통해 관련 지원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