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재산처./뉴스1

정부가 특허 심사 지연을 줄이고 심사 품질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편에 나선다. 2029년까지 특허 심사대기기간을 현재 15개월에서 10개월 이내로 단축하고, 첨단기술 분야 창업기업에 대해서는 1개월 안에 심사 결과를 받을 수 있는 초고속 심사 체계도 확대할 방침이다.

지식재산처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9차 국가지식재산위원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특허심사 서비스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회의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열린 국가지식재산위원회 회의로, 김민석 국무총리가 주재했다.

이번 방안은 국내 특허 출원 규모가 세계 4위 수준이지만, 심사 속도와 품질 측면에서는 산업 현장의 기대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마련됐다. 기술 변화 속도가 빨라지는 상황에서 특허 심사가 시장 흐름을 제때 반영하지 못하면, 기업의 사업화와 해외 진출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반영된 것이다.

정부는 우선 심사기간 단축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2029년까지 특허 심사대기기간을 10개월 이내로 줄이고, 현재 24개월 수준인 최종 심사종결기간도 16개월 이내로 단축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특허심사관을 단계적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빠른 권리 확보가 필요한 스타트업을 위한 제도도 넓힌다. 현재 인공지능(AI)·바이오 분야 창업기업 중심으로 운영 중인 ‘초고속심사’ 대상을 첨단기술 분야 전체 창업기업으로 확대해, 1개월 안에 심사 결과를 받아볼 수 있도록 한다. 반대로 기업이 시장 상황을 지켜본 뒤 심사를 청구할 수 있는 ‘늦은 심사’ 제도 역시 신청과 변경이 보다 유연하게 이뤄지도록 손질할 예정이다.

또 정부는 출원 단계부터 특허 완성도를 높일 수 있도록 AI 등 신기술 분야별 출원 가이드를 제공하기로 했다. 또 특허권 범위를 지나치게 좁게 해석하는 기존 심사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심사기준을 정비하고, 유럽의 ‘3인 협의심사’ 방식도 확대 도입할 계획이다.

품질 관리 방식도 사후 점검보다 사전 점검 중심으로 전환한다. 심사 결과를 출원인에게 통지하기 전에 미리 오류와 보완 필요 사항을 확인하는 ‘예방적 품질관리’ 체계를 도입해, 불필요한 절차 지연을 줄이고 기업의 시간·비용 부담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이와 함께 정부는 출원인과 심사관이 소통하며 권리 범위를 조율하는 적극심사를 활성화하고, 기업·연구소·대학과의 연계를 통해 심사관의 최신 기술 이해도를 높이기로 했다. AI와 소프트웨어(SW) 관련 발명을 보다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도록 법·제도 정비도 추진한다. 특허법조약(PLT) 가입도 함께 추진해 출원 절차를 간소화하고, 절차상 구제수단도 확대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번 개편을 통해 심사속도를 세계 최고수준으로 높이고 특허품질 세계 1위를 달성하며, 국내 기업의 해외출원 비중도 높인다는 계획이다. 현재 약 50% 수준인 해외출원 비중을 80% 이상으로 끌어올려, 산업재산권 무역수지 개선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김용선 지식재산처장은 “심사 속도와 품질 모두에서 기업과 국민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혁신기술이 실질적인 특허 가치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제도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