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공동 연구진이 최근 한국에서 새로운 아기 공룡 화석을 발견하고, 이 공룡에 둘리사우루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화석이 만화 ‘아기공룡 둘리’ 속 캐릭터처럼 어린 공룡의 것이었기 때문이다.
전남대 한국공룡연구센터와 미국 오스틴 텍사스대 연구진은 19일 국제 학술지 ‘화석 기록(Fossil Record)’에 이 같은 내용을 게재했다.
새롭게 발견한 공룡의 학명은 둘리사우루스 허미니(Doolysaurus huhmini)다. 종 이름인 ‘허미니’는 지난 30년간 한국 공룡 연구에 힘써 온 고생물학자 허민 전남대 교수의 이름에서 따왔다. 허 교수는 한국공룡연구센터 설립에 참여했고, 국내 공룡 화석 산지를 보존하는 일에도 힘써 왔다.
둘리사우루스의 화석은 지난 2023년 전남 신안군 압해도에서 발견됐다. 한국에서 15년 만에 확인된 새로운 공룡 종이자, 두개골 일부가 남아 있는 채로 발견된 최초의 한국산 공룡 화석이다. 지금까지 한국에서는 공룡 발자국, 둥지, 알 같은 흔적 화석이 자주 발견됐고, 공룡의 몸뼈 화석은 상대적으로 드물었다.
연구진은 처음 화석을 발견했을 때만 해도 다리뼈와 척추 일부 정도만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후 텍사스대의 마이크로 컴퓨터단층촬영(CT)을 거쳐 딱딱한 암석 속에 거의 묻혀 있던 두개골 조각과 여러 뼈가 확인됐다. 마이크로 CT는 의료용 CT처럼 내부를 자르지 않고 들여다보는 기술이다.
연구진은 공룡의 넓적다리뼈에서 성장 흔적을 발견하고 약 두 살 정도의 어린 개체였던 것으로 추정했다. 크기는 칠면조 정도였지만 다 자라면 지금의 두 배쯤 더 컸을 것으로 봤으며, 몸에는 가는 털 같은 섬유질이 덮여 있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둘리사우루스는 약 1억1300만년 전에서 9400만년 전 사이, 중생대 백악기 중기에 살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분류상으로는 테스켈로사우루스과에 속하는데, 두 발로 걷는 초식 또는 잡식성 공룡 무리로 볼 수 있다.
화석 속에서는 위석도 다수 발견됐다. 위석은 공룡이나 새 같은 동물이 먹이를 잘게 부수고 소화하는 데 도움을 받으려고 삼킨 작은 돌이다. 이번 화석에서 나온 위석은 이 공룡이 식물뿐 아니라 곤충이나 작은 동물도 함께 먹었을 가능성을 보여 준다.
연구진은 “한국에 공룡 뼈 화석이 적은 이유가 ‘없어서’가 아니라, 암석 속에 아직 숨어 있기 때문일 수 있다”며 “이번 사례처럼 겉으로는 일부 뼈만 보이더라도, 정밀 CT 촬영을 해 보면 내부에 더 많은 화석이 남아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앞으로 압해도를 다시 찾아 화석을 추가로 수집할 계획이다. 또 이번에 사용한 CT 분석 기술을 활용해 한국의 다른 화석들도 다시 살펴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