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바이오로직스가 우수 인재 확보와 생산 설비 확충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의 후발주자인 만큼 공격적인 투자로 선발 주자들을 맹추격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대규모 투자에 따른 재무 부담 가중과 향후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중복상장’ 논란은 풀어야 할 핵심 과제로 꼽힌다.
◇스톡옵션에 송도 공장까지…재무 부담 확대
18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작년 1년간 만근한 임직원에게 총 10만 2504주(주당 액면가 5000원)의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직급별로 차등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조만간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지급을 완료할 계획이다.
2023년부터 스톡옵션 제도를 운영 중인 회사는 향후 우리사주조합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경쟁사보다 시장 진입이 늦은 만큼, 파격적인 보상을 통해 업계 이해도가 높은 전문 인력의 이탈을 막겠다는 의지다.
그러나 스톡옵션은 회계상 비용으로 반영된다. 더구나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송도 1공장에도 투자를 단행하고 있어 상장을 계획하는 상황에서 재무 건전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송도 1공장은 올해 하반기 준공하고 내년 2분기부터 가동할 계획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24년 말 감사보고서 기준 연결 매출 234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3% 증가했다. 영업손실은 801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부채 총계는 6305억원으로 전년(1802억원)보다 250% 늘었다. 송도 1공장 가동 시점에 맞춰 수주를 확대하고 실적을 개선해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미국 시러큐스 공장은 생산량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송도 1공장을 짓기 시작했다”면서 “공장 투자로 당분간 적자가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송도 1공장 가동을 통해 (손실을) 메꾸고 흑자로 나아가는 게 목표”라고 했다.
◇롯데지주가 80% 지분 소유...중복 상장 규제에 자금 조달 ‘적신호’
바이오 사업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롯데지주 부사장)가 주도하는 핵심 신사업으로 꼽힌다. 사업 확대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투자와 자금 조달이 필요한 만큼 기업 공개가 핵심 과제로 거론된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상장은 2029년 이후로 예상된다”면서 “아직 시점을 확정하거나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진 않았다”고 했다.
다만 중복 상장 논란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지분은 2024년 말 기준 롯데지주가 80%, 롯데홀딩스가 20% 갖고 있다. 롯데지주가 이미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상황에서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상장하는 경우 중복 상장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정부 역시 중복 상장 규제를 논의하고 있다. 청와대와 금융당국은 이날 자본 시장 안정과 정상화를 위한 간담회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중복 상장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지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중복 상장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작하고 있다”고 했다.
향후 중복 상장에 대한 규제안이 마련되는 경우 롯데바이오로직스 상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자회사를 상장하게 된다면 왜 자금 조달이 필요한지 주주들에게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면서 “기업 공개를 통해 자회사가 상장하는 경우 그 결실이 모회사 주주들에게 흘러갈 수 있도록 배당을 확대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 공개는 보통 이사회에서 관련 내용을 논의하게 돼 있다”면서 “상법에 맞춰 이사들이 회사 뿐만 아니라 주주들을 대상으로 충실 의무를 수행하는지 가늠할 시험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