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이 1년 동안 한 번도 쓰지 않은 비상임 이사장실과 감사실을 만드는 데 7000만원대 예산을 투입하고, 원장 전용차를 새 차로 교체하면서 위약금을 물어낸 사실이 드러났다.
17일 우주항공청의 항우연 특정감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항우연은 재작년 7~8월 이사장실과 감사실 조성 공사에 7326만원을 투입했다. 하지만 이사장은 비상임 직위여서 준공 후 1년이 지난 이후에도 이사장실을 한 차례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실도 감사가 선임되지 않아 감사팀이 임시 사무공간으로 쓴 것으로 확인됐다.
기관장 차량 운용도 도마에 올랐다. 항우연은 기존 기관장 전용 차량인 2023년식 제네시스 G80의 임차 계약 기간이 남아 있었는데, 새 원장 취임 이후 별다른 긴급 사유 없이 2025년식 신형 G80으로 교체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 계약을 중도 해지하면서 위약금 317만5300원을 지불했고, 월 임차료도 기존보다 20만9600원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항우연은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를 비롯해 원거리 출장이 잦은 상황을 고려해 전기차를 신차로 바꿔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했다.
보안 관리 부실도 심각한 수준으로 드러났다. 나로우주센터는 국가 보안 등급 ‘나’급 시설임에도 출입 용역업체 직원의 신원 조회 자료와 보안 서약서를 분실해, 해당 직원이 적절한 절차를 거쳐 출입 인가를 받았는지 확인할 수 없는 상태라고 감사보고서는 지적했다. 용역업체 직원에게 약 10년간 장기 출입을 허용하는 등 보안 통제 체계가 허술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입주 기관 관리도 엉성했다. 항우연은 입주 업체 전체 현황과 임대료·관리비 징수 여부조차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우주청이 현황을 점검한 결과, 총 70개 입주 기관 중 21곳만 임대차 계약서를 작성했고 나머지 49곳은 계약서 없이 입주했다. 계약서를 쓴 업체 중 일부는 구체적 근거와 승인 없이 임차료나 관리비를 면제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