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항공청(우주청)이 산하기관인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에 대해, 내부 회의 공간이 충분한데도 이사회를 외부 호텔에서 열어 예산 절감 노력이 부족했다며 기관 주의를 통보했다. 다만 이사회 운영 과정에 우주청도 사실상 관여해 온 만큼 책임을 항우연에만 돌리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7일 우주청이 공개한 항우연 특정감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항우연은 지난해 이사회를 열 수 있는 회의실과 공간을 확보하고도 1년 내내 외부 호텔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특정 감사는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항우연 관련 각종 의혹을 점검하기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됐다.
감사 결과, 항우연은 지난해 모두 9차례 이사회를 외부 호텔에서 개최했고, 이 과정에서 4267만2750원의 예산을 집행했다.
우주청은 특히 항우연 소재지인 대전에서 열린 이사회마저 외부 호텔을 이용한 점을 문제로 봤다. 자체 시설을 활용할 수 있었음에도 외부 장소를 택한 것은 불필요한 예산 지출이라는 판단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우주청의 감사 지적이 일방적이라는 반응도 적지 않다. 이사회 구조상 우주청이 일정과 운영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도, 결과적으로 산하기관에만 책임을 묻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사회 당연직 이사에는 우주청 국장이 포함돼 있다.
이번 감사에서는 이상철 항우연 원장의 사택 이사비 지원 문제도 지적됐다. 우주청은 이 원장이 취임 직후 이사비 지원 근거가 없는데도 관련 추진 문서를 결재하고 비용을 지원받은 것은 이해충돌방지법 등을 위반한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항우연은 기관장이 부임 3일 만에 관련 문서를 결재해 법 저촉 여부를 사전에 충분히 인지하지 못했고, 관사 비품 구입 및 렌털비와 비교하면 이사비 지원이 오히려 더 적은 비용이라는 입장을 냈다. 그러나 우주청은 예산 절감 여부와 별개로 법령 준수가 우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이번 특정 감사에서는 최종적으로는 3명에 대한 경고 조치만 이뤄졌고 별도의 징계 처분은 나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