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3일 오후 서울 종로5가 약국거리 일대. 한 약국 앞에 비만치료제인 마운자로와 위고비 제품이 없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당시 현장에는 마운자로를 구하려 약국을 돌며 제품이 있는지를 묻는 이들이 여럿 보였다. /김관래 기자

비만 치료 주사제로 단기간에 살을 빼려는 사람이 늘면서 담석증 환자도 증가 추세다.

담석증은 지방 소화를 돕는 담즙 성분이 굳어 돌처럼 변해 담낭이나 담관에 쌓이면서 염증과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전문가들은 급격한 체중 감량이 담즙 정체를 초래해 담석 형성을 촉진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담석증 환자는 2015년 13만6774명에서 2024년 27만7988명으로 103% 늘었다. 담석증의 최종 치료인 담낭절제술 환자도 같은 기간 5만7553명에서 9만1172명으로 58% 증가했다. 지난해 담낭절제술을 받은 환자의 52%는 30~50대였다.

최근 널리 쓰이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수용체 작용제는 포만감을 높이고 위 배출을 지연시켜 체중 감량을 돕는 원리다. 미국 제약기업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 덴마크 기업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가 대표적이다. GLP-1은 음식을 먹으면 위나 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식사 후 포만감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런 원리를 모방한 약물이다.

로이터 연합뉴스

그러나 체중이 빠르게 줄어드는 과정에서 담낭·담도 질환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한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의사회 내과학회지(JAMA Internal Medicine)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GLP-1 수용체 작용제 사용군은 담낭·담도 질환 발생 위험이 대조군보다 높았고, 특히 비만 치료 목적 임상시험에서는 위험이 약 2.3배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담석증은 평소 무증상인 경우가 많지만, 기름진 음식을 먹은 뒤 명치나 오른쪽 윗배에 갑작스러운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단순 소화 불량으로 넘기기 쉽지만 통증이 수시간 이상 지속되거나 발열이 동반되면 급성 담낭염을 의심해야 한다.

전문의들은 “담석증을 방치하면 담낭염이 악화되거나 담석이 이동해 담관염·췌장염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무리한 감량보다 안전한 속도가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경주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급격한 다이어트 중 상복부 통증이나 불쾌감이 반복되면 복부초음파 검사를 통해 담석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비만 치료 과정에서도 초저열량 식이를 피하고 의료진과 상의해 점진적으로 체중을 줄이는 것이 담석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참고 자료

JAMA Internal Medicine(2022) DOI: 10.1001/jamainternmed.2022.0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