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급해 온 코로나19 경구치료제 ‘라게브리오’ 사용이 다음 달 17일 전면 중단된다. 재고 유효기간이 종료되면서다. 먹는 치료제는 사실상 팍스로비드 한 종으로 운영되는 구조로 바뀐다.
질병관리청은 26일 정부 비축 물량으로 공급해오던 라게브리오의 재고가 소진됨에 따라 3월 17일부터 사용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정부가 공급해온 코로나19 치료제는 경구제 2종(팍스로비드·라게브리오)과 주사제 1종인 ‘베클루리주’였다. 이 가운데 팍스로비드와 베클루리주는 품목허가를 받아 2024년 10월 25일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돼 의료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반면 라게브리오는 정식 품목허가 없이 긴급사용승인 상태로만 유지돼 정부 재고 범위 내에서 제한적으로 공급돼 왔다.
팍스로비드는 60세 이상 고령자, 기저질환자, 면역저하자 가운데 경증·중등증 환자에게 투여해왔다. 다만 약물 상호작용이 많고 중증 간장애 환자에게는 사용이 어려워, 그동안 이런 환자군에는 라게브리오나 베클루리주가 대안으로 쓰였다.
라게브리오가 빠지면 선택지는 주사제인 베클루리주뿐이다. 특히 의원급 의료기관에서는 팍스로비드 투여가 어려운 환자를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으로 안내해야 하는 상황이 늘어날 수 있다. 치료 접근성 저하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변수는 팍스로비드의 허가 범위 확대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14일 팍스로비드의 사용 대상을 중증 신장애 환자(투석 환자 포함)까지 넓혔다.
중등도 신장애 환자(eGFR 30~59mL/min)는 1~5일차에 니르마트렐비르 150mg·리토나비르 100mg을 하루 두 차례 복용한다. 혈액투석이 필요한 중증 신장애 환자(eGFR 30mL/min 미만)는 1일차 300mg/100mg 투여 후 2~5일차에는 150mg/100mg을 하루 한 차례 복용한다. 투석일에는 투석 이후 복용하도록 했다
그동안 팍스로비드 사용이 권장되지 않아 라게브리오를 투여받던 중증 신장애 환자 상당수는 용량 조절을 통해 팍스로비드 처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문제는 여전히 약물 상호작용이다. 팍스로비드는 병용금기 약물이 40종에 달해 처방 전 복용 약 확인이 번거롭다는 지적이 의료 현장에서 제기돼왔다.
질병관리청은 품목허가에 근거한 병용금기약물 세부 안내를 제작해 배포하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협조해 의료기관에 처방 유의사항을 안내할 방침이다. 투약량 관리 관련 의료진 안내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코로나19 치료제는 여전히 고위험군 보호를 위한 중요한 수단”이라며 “팍스로비드 적극 처방 검토와 베클루리주 사용 안내를 당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