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코펜하겐 노보 노디스크 본사 전경. /연합뉴스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의 주가가 차세대 비만 신약 ‘카그리세마’의 임상 결과를 공개한 직후 23일(현지 시각) 16% 넘게 급락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뉴욕 증시에서 노보 노디스크는 전장보다 16.43% 하락한 39.6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21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노보 노디스크가 최근 개발하고 있는 차세대 비만 신약 ‘카그리세마’의 임상시험 결과가 업계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대표 제품 ‘위고비’의 특허 만료가 얼마 남지 않았고 업계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차세대 성장 동력마저 뚜렷하게 보여주지 못하면서, 노보 노디스크의 시총도 지난 2024년 정점이었던 시기(6500억달러·약 940조원)보다 70%나 빠졌다는 것이다.


◇기대에 못 미친 ‘노보’의 ‘차세대 비만 신약’

노보 노디스크가 이번에 발표한 차세대 비만 치료제 ‘카그리세마’의 임상 시험은 동반 질환을 하나 이상 보유한 성인 비만 환자 809명을 대상으로 84주간 진행된 것이다.

카그리세마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과 아밀린 유사체 복합제다. 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아밀린(Amylin)’의 작용을 모방, 즉각적이고 강력한 포만감을 유도하도록 설계됐다.

그러나 이번 임상에서 카그리세마는 경쟁사인 일라이릴리의 대표 비만약 ‘마운자로(티르제파타이드)’보다 더 나은 감량 효과를 보여주진 못했다. 카그리세마 투약군의 체중 감량 효과는 23%로 집계됐는데, 이는 티르제파타이드의 25.5% 감량 효과보다 낮은 것이다.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노보 노디스크 주가는 16% 넘게 하락한 반면, 경쟁사 일라이릴리 주가는 4.86% 상승했다. 일각에선 “노보 노디스크의 차세대 미래 동력 엔진에 이상이 생겼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70% 빠진 노보 시총

로이터 통신 등은 노보 노디스크의 시총이 이번 주가 하락으로 202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2024년 정점 때보다 4750억달러(687조원)가 사라지면서 70% 가량이나 하락했다는 것이다.

노보 노디스크의 시가총액은 2021년 위고비 출시 이후 롤러코스터를 타다시피 했다. 2021년 위고비가 승인되고 출시된 직후엔 시총 1950억달러였던 시총은 2022년 비만치료제 열풍으로 2300억달러가 됐고, 2023년엔 LVMH를 제치고 유럽 시총 1위에 올랐다. 2024년엔 6500억달러(940조원)를 기록하면서 시총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2025년 일라이릴리와의 경쟁으로 부진을 겪어온 데다, 이번 카그리세마 임상 결과 발표로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다시 시총이 2021년쯤으로 회귀했다는 것이다.

노보 경영진은 그러나 “아직 실패라고 단정하긴 이르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올해 하반기쯤에 카그리세마의 고용량 임상을 다시 진행할 것”이라면서 “향후 다른 임상 시험에서 약물의 잠재력을 입증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