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엠바이오로직스가 오는 27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하며 코스닥 상장 절차에 본격 돌입한다. 설립 4년 만에 체결한 미국 파트너사와의 조(兆) 단위 기술이전 계약을 앞세워 공모가 밴드 상단 기준 약 3800억원대 기업가치를 제시했다.

관건은 ‘가치의 현실화’다. 현재 회사 매출은 단일 파트너사로부터 유입되는 기술료에 의존하고 있다. 파트너사의 임상 일정이 지연되거나 실패할 경우, 가치 산정의 토대가 된 추정 매출이 한순간에 흔들릴 수 있는 구조다.

그간의 실적 흐름도 마일스톤 구조 특유의 ‘점프와 공백’을 보여준다. 회사는 2024년 첫 기술이전 계약 성과가 반영되며 매출 275억9400만원, 영업이익 139억9800만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그러나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은 12억8200만원에 그쳤고, 영업손실은 55억5600만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이번 기업공개(IPO)에서 총 200만주를 공모한다. 희망 공모가는 1만9000~2만6000원, 공모 예정금액은 380억~520억원 규모다. 상장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이다.

그래픽=정서희

◇1조7500억 잔여 마일스톤…실현은 파트너사 손에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2020년 HK이노엔 바이오부문장 출신 하경식 대표가 설립한 항체 기반 신약개발 기업이다. 2024년 미국 네비게이터 메디신, 중국 화동제약과 주력 파이프라인 ‘IMB-101’, ‘IMB-102’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잇따라 체결하면서 처음 매출이 발생했다.

화동제약과의 아시아 지역 계약은 현재 해지된 상태다. 해당 권리는 네비게이터 메디신으로 이전됐다. 추가 마일스톤 3억1600만달러를 포함한 총 잔여 마일스톤은 12억4100만달러(약 1조7500억원) 규모다. 숫자는 크지만 실현 여부는 전적으로 파트너사의 개발 성과에 달려 있다.

실제 회사가 제시한 추정 손익계산서를 보면 매출은 2028년 976억5800만원으로 급증한다. 여기엔 IMB-101 임상 2상 완료 후 네비게이터 메디신이 글로벌 제약사에 재이전하고, 그에 따른 2300만달러(약 330억원) 수익 배분이 발생한다는 가정이 깔렸다.

네비게이터 메디신이 뉴코(NewCo)란 점도 우려 요인이다. 뉴코는 특정 물질이나 기술을 중심으로 별도 법인을 설립해 벤처캐피털 자금으로 개발을 추진하는 구조다. 최근 디앤디파마텍의 파트너사인 멧세라가 화이자에 인수되며 재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아직 성공 사례가 충분히 축적됐다고 보긴 어렵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그래픽=정서희

◇상장은 시작일 뿐…사노피와 동일 기전 ‘정면 승부’

넘어야 할 산은 또 있다. 사노피다.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사노피를 “유사한 기전적 접근을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장 직접적이고 전략적으로 주목하는 경쟁 업체”로 규정하고 있다.

아이엠바이오로직스의 IMB-101, IMB-102는 모두 면역세포 활성 신호인 OX40L을 타깃한다. IMB-101은 염증 유발 물질인 TNF-α와 OX40L을 동시에 억제하는 이중항체, IMB-102는 OX40L 단일항체다. 각각 화농성 한선염과 아토피 피부염을 겨냥한다.

사노피 역시 OX40L 타깃 단일항체 ‘암리텔리맙’과 OX40L·TNF-α 타깃 이중 나노바디 ‘브리베키믹’을 개발 중이다. 이중 브리베키믹은 화농성 한선염 임상 2a상을 완료하며 아이엠바이오로직스보다 한발 앞서 있다.

회사는 안전성 측면에서 차별화를 강조한다. 브리베키믹은 인체외 유래물질 기반 이중 나노바디라는 점에서 장기 투여 시 면역원성 등 잠재적 리스크에 대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반면 IMB-101은 완전 인간 항체 기반으로 설계돼 이러한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결국 승부는 대규모 임상과 장기 데이터에서 갈릴 전망이다. 자연히 연구개발비 부담은 커진다. 회사는 경상연구개발비가 2025년 50억7000만원에서 2026년 180억9100만원, 2027년 240억5100만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매출 대비 비율은 2027년 3547.4%까지 치솟는다.

회사 역시 내년까지 손실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공모 자금이 유입되더라도 연구개발 속도가 빨라질수록 현금 소모 역시 확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래픽=정서희

◇변수 많지만…현금 방어·후속 기술이전으로 돌파 모색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네비게이터 메디신 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인정한다. “거래상대방의 전략 변화나 재무 상황에 따라 수익 구조 변동 위험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다만 실사를 통해 지급 능력을 확인했다는 점도 강조한다. 회사에 따르면 네비게이터 메디신은 지난해 8월 말 기준 5000만달러 이상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임상 2상 예상 비용 1800만달러와 500만달러 마일스톤을 감당할 여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외부 차입금도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네비게이터 메디신은 시리즈B 투자 유치와 필요 시 IPO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의존도 완화를 위한 후속 전략도 병행한다. 다가결합 항체 ‘IMB-106’은 연내 기술이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바이오 기업과 공동연구 및 라이선스 옵션 계약의 주요 재무 조건에 합의했다는 설명이다.

항체약물접합체(ADC) ‘IMB-201’은 2028년 전임상 완료와 동시에 기술이전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2028년 예상 매출은 212억원으로 제시했다.

회사 측은 “잠재 파트너사 두 곳을 확보했다”며 “이밖에 HLA-G를 타깃한 ADC 개발에 관심이 높은 글로벌 제약사 두 곳과 국내 ADC 전문 기업과도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