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속혈당측정기(CGM) 기업 아이센스가 실적 개선과 글로벌 공급 계약, 차세대 제품의 미국 임상 착수 등 잇단 호재에 힘입어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부터 지분을 꾸준히 늘리며 차근식 대표이사에 이어 2대 주주로 올라선 일본 진단기기 업체 아크레이의 추가 지분 확대 가능성과 전환사채(CB) 변수로 경영권 위협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평가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아이센스는 최근 개인용 CGM을 넘어 차세대 CGM의 유럽 시장 진출이 가시화된 데 이어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개시 소식까지 더해지며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실제로 지난 12일 주가는 전일 대비 21% 이상 급등한 데 이어 20일까지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주가 상승 요인으로는 글로벌 사업 확대 기대가 꼽힌다. 아이센스는 최근 미국 당뇨 관리 기업 라이프스캔(LifeScan)과 CGM 자체상표(Private Label)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아이센스가 제품을 공급하면 라이프스캔은 자사 ‘원터치’ 브랜드로 유럽 시장에 순차 출시할 예정이다. 회사는 내년 초 독일·포르투갈·벨기에·아일랜드 등 유럽 4개국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라이프스캔은 유럽 전역에 수만 개 약국과 병·의원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으며, 주요 국가 혈당측정기(BGM) 시장에서 선도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어 아이센스의 유럽 확장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적 역시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아이센스는 지난 11일 지난해 매출 3157억원, 영업이익 8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대비 8.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00% 이상 늘었다. 지난해 CGM 매출은 176억원으로 연초 제시한 목표(150억원)를 뛰어넘었다.
여기에 차세대 제품 ‘케어센스 에어 2’의 FDA 연구 임상시험 첫 환자 등록도 시작됐다. 이는 미국 CGM 시장 진입을 위한 필수 절차로, 회사는 결과를 토대로 올해 4분기 확증 임상 진입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해당 제품은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및 유럽 CE 인증을 위한 확증 임상도 완료해 현재 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며, 소아·청소년 대상 임상도 병행하고 있다.
다만 지배구조를 둘러싼 변수는 여전히 남아 있다. 아이센스와 10년 이상 협력해 온 일본 진단기기 업체 아크레이는 지난해 아이센스 지분 10.40%를 매입하며 차근식 대표(11.06%)에 이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현재 5% 이상 주요 주주로는 차 대표와 아크레이 외에도 남학현 각자대표(7.25%), 차 대표의 장남이자 경영지원팀 팀장인 차경하씨(5.17%)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시장의 시선은 최근 전환청구권 행사에도 쏠려 있다. 아이센스는 지난 19일 CB 투자자의 전환청구권 행사로 100억원 규모 신주 61만201주가 발행된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체 발행주식의 2.21% 수준으로, 2024년 발행한 500억원 규모 CB 가운데 약 5분의 1이 먼저 주식으로 전환된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전환이 최근 주가 강세와 맞물린 결정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주가가 전환가를 크게 웃돌면서 CB 보유자 입장에서는 채권을 유지하기보다 주식으로 바꾸는 것이 유리해졌다는 분석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아크레이가 남은 CB 물량까지 확보할 경우 지분율이 20% 이상으로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과거에도 아크레이의 추가 지분 확대 가능성은 과거부터 회사의 핵심 경계 요인으로 꼽혀 왔으며, 아크레이의 적대적 인수·합병(M&A) 가능성까지 거론돼 왔다.
아이센스가 발행한 500억원 규모 CB의 전환청구권이 모두 행사될 경우, 추가로 발행될 수 있는 신주 규모는 최대 10.43%에 달한다. 이론적으로 아크레이가 잔여 CB를 모두 확보해 주식으로 전환하면 차근식 대표 지분을 크게 웃도는 20% 이상의 지분 확보도 가능해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제기된다.
남아 있는 CB 물량 역시 잠재 리스크로 꼽힌다. 향후 추가 전환이 이어질 경우 지분 구조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CGM 성장 모멘텀은 분명하지만, 아크레이의 지분 확대 가능성과 CB 오버행(잠재 매도 물량)을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