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투셀이 삼성바이오에피스와의 기술이전 본계약 체결을 눈앞에 두고 있다. 2023년 12월 맺은 공동연구계약(RCA)의 첫 결실이 임상 단계에 오르면서다. 연구 협업이 실제 상업화 계약으로 이어지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13일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따르면 회사는 넥틴4를 타깃으로 한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 후보물질 ‘SBE303’의 임상 1상을 상반기 내 시작할 계획이다. SBE303은 삼성바이오에피스(삼성에피스홀딩스)가 자체 개발한 첫 신약 후보물질로, 초기 적응증은 방광암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임상 1상 진입과 동시에 본계약이 체결될 예정이며, 현재 세부 조건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1분기 내 본계약 체결 가능성도 거론된다. 정유경 신영증권 연구원은 “본계약 체결 시 인투셀이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를 수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인투셀 로고./각 사

◇‘SBE303′, 업프론트는 이미 수령…임상 진입 마일스톤 규모에 ‘촉각’

양사가 체결한 RCA에는 ‘개발 옵션’ 조항이 담겨 있다. 공동 연구를 통해 후보물질이 도출되면,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해당 타깃의 본계약 체결 여부를 선택하는 구조다. 옵션이 행사되면 개발과 상업화 권리는 삼성바이오에피스에 귀속된다. 대상은 최대 5개 타깃이다.

통상 옵션 행사는 전임상을 마친 뒤 임상시험계획서(IND) 제출 전후에 이뤄진다. SBE303 역시 IND 신청을 앞두고 관련 협의가 마무리된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 관심은 자연스럽게 마일스톤 규모로 쏠린다. IND 제출이나 임상 1상 진입은 주요 개발 단계로, 기술료 지급이 발생하는 구간이다. 다만 구체적 조건과 금액은 양사가 RCA 체결 당시 합의한 텀싯에 따라 결정되며 공개되지 않았다.

인투셀은 “초기 업프론트(선급금)와 타깃 선정 비용은 연구 의무 완료 시점에 분할 인식하고, 물질 제조 비용은 이전 시점에 반영한다”며 “타깃별 추가 업프론트와 마일스톤은 해당 단계 도달 시 일시 수익으로 인식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SBE303 관련 공동 연구는 완료돼 초기 업프론트는 수령한 상태다. 인투셀은 항체에 연결된 항암 약물이 암세포에 도달했을 때만 분리돼 작용하도록 설계한 ‘오파스’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정상 세포 손상을 줄이면서 약효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박태교 인투셀 대표./인투셀

◇화이자가 입증한 넥틴4…추가 타깃까지 성사되면 기업가치 재평가

양사는 넥틴4 외에도 2개 타깃에 대해 추가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내년부터 매년 1개 이상 본 임상 단계 후보물질을 추가하겠다고 밝힌 전략과 맞물리는 대목이다.

SBE303과 추가 타깃이 모두 본계약으로 이어질 경우 인투셀의 수익 구조는 기술료 중심으로 빠르게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회사 관계자는 “내년에는 기술이전 확대를 통해 흑자 전환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특히 SBE303이 겨냥하는 넥틴4는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상업성이 입증된 표적이다. 화이자의 ADC ‘파드셉’이 대표적이다. 파드셉은 2023년 12월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와의 병용요법으로 FDA 승인을 받았고, 이후 적응증을 확대했다. 업계에서는 “기존 성공 사례가 있는 타깃은 임상 설계와 시장 진입 전략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평가한다.

인투셀은 지난해 매출 19억9912만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1.1% 감소했다.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약 106억원 , 109억원으로 각각 7.9%, 9.6% 확대됐다.

회사 측은 추가 기술사업화 계약이 지연된 영향이라고 밝혔다. SBE303 이후 후보물질 1~2건에 대한 협의를 진행했지만 일정이 미뤄졌다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사업개발(BD) 인력 공백과 중국 기업의 선행 특허에 대한 법적 검토가 길어진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해 7월 인투셀의 페이로드 플랫폼 ‘넥사테칸’을 반환했다. 중국 프론트라인 바이오파마가 유사한 구조에 대한 특허를 낸 사실을 확인하면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같은 해 10월 프론트라인과 ADC 후보물질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하며 인투셀과 연계된 파이프라인의 특허 리스크를 해소했다.

지난해 10월 21일 김경아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과 자오위안 첸 프론트라인 대표가 항체약물접합체(ADC) 분야 후보물질 개발·제조, 상업화를 위한 공동연구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고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삼성바이오에피스

◇2028년까지 최대 5개 타깃 발굴 여지…삼성 ‘멀티 파트너’ 전략은 변수

양사의 RCA는 계약 만료일로부터 2년 연장이 가능해 최대 2028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 경우 최대 5개 타깃 발굴이 가능하다.

다만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여러 파트너와 병행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프론트라인과는 ADC 후보물질 ‘TJ108’ 공동 개발을 확정한 상태다.

인투셀 내부에서는 삼성의 추가 협업을 경쟁 구도로 해석하지 않는 분위기다. 회사 관계자는 “삼성은 원래 여러 옵션을 열어두고 파트너십을 운영해 왔다”며 “당사 플랫폼은 적용 범위가 넓고, 개발 전략도 다르기 때문에 기존 협력 관계에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투셀의 기술은 단일항체뿐 아니라 이중항체에도 적용이 가능하지만, 회사는 단일항체 기반 ADC 개발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프론트라인은 이중항체 기반 ADC 설계에 강점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TJ108이 타깃 검증 단계에 있어, 후보물질 도출까지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인투셀과 발굴한 후보물질을 우선 발전시키려는 의지가 더 큰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지난해 5월 코스닥에 입성한 인투셀은 2030년대까지 10건의 기술이전 성사와 시가총액 10조원 달성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12일 종가 기준 인투셀 시총은 7791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