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연구재단은 서울대 기계공학부 고승환 교수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강첸 교수, 현대차·기아 공동 연구팀이 차량 유리에 붙일 수 있는 투명 복사 냉각 필름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한여름 햇볕 아래 세워둔 차는 순식간에 내부 온도가 치솟아 문을 열기 겁날 정도로 뜨거워지곤 한다. 이런 차량 과열을 전기 없이 줄여주는 ‘투명 복사 냉각 필름’이 개발됐다. 이 필름을 붙이면 실내 온도를 최대 6.1℃ 낮출 수 있고, 냉방 에너지도 약 20% 절감할 수 있다.

한국연구재단은 서울대 기계공학부 고승환 교수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강첸 교수, 현대차·기아 공동 연구팀이 차량 유리에 붙일 수 있는 투명 복사 냉각 필름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지난 4일 영국왕립화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에너지 및 환경 과학(Energy & Environmental Science)’ 온라인판에 실렸다.

이들 연구팀이 개발한 필름은 기존의 차량용 코팅이나 썬팅 필름과는 다르다. 기존 차량용 필름은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태양빛을 줄여주는 정도로, 이미 차 안에 쌓인 열을 밖으로 빼내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이 개발한 필름은 나노 두께의 박막을 여러 겹 쌓아서 만들었다. 덕분에 가시광선은 잘 통과시켜 시야는 환하게 하고, 햇빛 속 열을 많이 만드는 근적외선은 반사해 열 유입을 줄여준다. 또한 차량 내부의 열은 중적외선 형태로 바깥으로 방출한다. 차 안으로 들어오는 열을 줄일 뿐 아니라, 차 내부에 쌓인 열을 밖으로 빼내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것이다.

연구팀은 우리나라와 미국, 파키스탄 등 서로 다른 기후 지역에서 이 필름을 실제 차량에 붙이는 실험도 진행했다. 여름과 겨울에 각각 실험했고, 주차했을 때와 차가 달릴 때는 어떻게 달리 적용되는지도 살폈다. 그 결과 연구팀이 개발한 필름을 붙인 차량은 모든 온도에서 일관되게 실내 온도가 더 낮게 유지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여름철에는 냉방 에너지 절감 폭이 컸다. 에어컨을 켜고 난 뒤 차량 실내가 ‘쾌적하다’고 느끼는 상태가 될 때까지 걸리는 시간도 약 17분 줄어들었다.

연구팀은 이 필름을 미국 전체 승용차에 적용한다면,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을 약 2540만t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도로 위 차량 약 500만대를 없앤 것과 비슷한 효과다.

연구를 주도한 서울대 고승환 교수는 “현재 기업체와 이 투명 복사 냉각 필름의 상용화 단계를 밟고 있다”면서 “2~3년 안에 시장에 소개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