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멸망까지 남은 시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지구 종말 시계’(Doomsday Clock)가 작년보다 자정에 4초 더 가까워졌다. 자정은 인류 문명의 종말을 상징하는 시점이다.
미국 핵과학자회(BSA)는 지난달 28일(현지 시각) ‘지구 종말 시계’의 시간을 자정 85초 전으로 앞당겼다고 밝혔다. ‘지구 종말 시계’가 만들어진 1947년 이후 자정에 가장 가깝게 다가선 것이다. 작년은 자정 89초 전이었다.
지구 종말 시계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맨해튼 프로젝트(원자폭탄 개발)에 참여했던 과학자들이 핵무기 위협을 경고하기 위해 만들었다. 처음 공개한 1947년에는 자정까지 7분이 남아 있었다.
시계침이 조정된 횟수는 이번까지 27번이다. 자정 쪽으로 19번, 반대쪽으로 8번 옮겨졌다. 자정에서 가장 멀었던 때는 1991년이다. 베를린 장벽 붕괴와 냉전 종식 직후로, 당시 시계는 자정에서 17분 뒤로 물러났다.
올해 유독 자정에 가까워진 이유에 대해 대니얼 홀츠 핵과학자회 과학·안보위원회 의장은 “핵전쟁 위협과 함께 무분별하게 확산 중인 인공지능(AI) 기술, 기후 위기 때문”이라고 했다.
규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AI 도구 사용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잘못된 정보와 가짜 뉴스가 크게 늘어났다는 것이다. 또 세계적으로 폭풍과 홍수 등 기후 위기는 더 심각해지고 있지만, 온실가스 감축은 거의 진전이 없었던 점도 종말 시계가 자정을 향해 간 원인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환경, 공중보건, 과학 관련 기관의 인력을 감축하고 예산을 삭감한 것도 영향을 줬다고 핵과학자회는 밝혔다. 미국과 러시아의 핵무기 감축 협정도 종료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