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말부터 20여 년 동안 우리나라 수소연료전지 기술 개발에 전념해왔던 임태훈(69) 전 KIST 부원장이 1일 오후 서울아산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KIST가 2일 밝혔다.
임태훈 전 부원장은 1998년 현대차가 연료전지차 연구를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함께 수소전지 연구를 지속해온 국내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1996∼1997년쯤 탄소 중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차세대 연료전지 개발 필요성이 제기되자, 현대차는 KIST와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공동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수소연료전지차는 연료로 수소(H₂)를 쓰고 물을 배출, 이산화탄소나 미세먼지, 질소산화물을 내뿜지 않는다는 점에서 주요한 친환경 이동 수단으로 꼽힌다. KIST와의 공동 연구 덕분에 현대차는 2013년 전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를 양산했고, 2014년엔 노르웨이·덴마크·독일 등 유럽으로 수출을 시작할 수 있었다.
임 전 부원장은 이런 KIST의 수소 연료전지 개발을 오랫동안 이끌어온 주인공이다. 서울 중앙고, 서울대 공업화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뉴욕주립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고 1988년 KIST 책임연구원이 됐다. 1995년 연료전지연구센터 책임연구원, 2003년 연료전지연구센터장, 2007년 연료전지연구단장, 2009년 에너지본부장, 2011년 국가기반기술연구본부장, 2014∼2017년 KIST 부원장을 지냈다.
대표적인 연구 업적으로는 2013년 고인이 연구 책임자를 맡았던 수소 연료전지의 백금 사용량을 3분의 1로 줄이는 기술 개발이 꼽힌다. 수소와 산소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수소 연료전지가 백금 탓에 고비용이 든다는 점은 상용화의 주요한 걸림돌로 지목되어 왔다. 이 백금 사용량을 30%가량으로 줄인 것이다.
50W급 휴대용 직접메탄올연료전지(DMFC)에서 메탄올 사용 효율을 증대시킬 수 있는 연료 공급 공정 개발, 로봇 구동용 연료전지 전원 시스템 개발, 고분자전해질 연료전지(PEMFC) 개발에도 관여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발인 4일 오전 7시다. (02)3010-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