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이 땅속 진동을 감지하는 지진 센서를 활용해 대기권으로 추락하는 우주 쓰레기 이동 경로를 추적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교의 벤자민 페르난도 박사팀과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콘스탄티노스 차랄람보스 연구원의 분석 결과다. 지난 22일(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소개됐다.
◇하늘의 폭음 포착하는 지진 센서
이번 연구의 핵심은 초음속으로 추락하는 물체가 대기권으로 진입할 때 생기는 ‘음속 폭음(소닉 붐)’이다.
우주에서 지구로 진입하는 물체는 극초음속으로 이동하면서 원뿔 형태의 충격파인 ‘마하 원뿔(Mach cone)’이란 것을 만든다. 이 과정에서 강력한 음향 에너지가 발생, 지상에 진동을 남긴다. 연구팀은 이때 이 미세한 지진파를 잡기 위해 설계된 지진 센서로 물체가 대기권에 들어왔다는 사실을 포착할 수 있음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2024년 4월 발생한 중국 ‘선저우 15호’ 궤도 모듈의 재진입 과정을 분석해보기로 했다. 당시 무게 1.5톤에 달하는 모듈이 캘리포니아 상공을 가르며 대기권으로 들어왔다. 연구팀은 이때 당시 캘리포니아와 네바다의 지진 네트워크 데이터를 분석, 지진 센서가 모듈이 대기권을 통과했다는 사실은 물론이고 물체의 상세한 물리적 특성까지 감지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당시 대기권으로 진입한 모듈의 속도는 마하 25~30로 분석됐는데, 이는 기존 궤도 분석에서 측정된 초속 7.8㎞와 정확히 일치했다는 것이다. 또한 폭발음이 하강 이후엔 여러 개의 작은 소리로 갈라지는 패턴을 발견했는데, 이 역시 물체가 공중에서 여러 조각으로 쪼개지는 ‘파편화’ 시점을 정확히 집어낸 것으로 확인됐다.
◇우주 쓰레기 감시의 새로운 대안
우주업계에선 이번에 연구팀이 제시한 지진음향학 분석법이 기존 레이더나 광학 관측보다 잔해의 추락 지역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포착할 수 있는 방식이라고 보고 있다.
최근 수명이 다한 위성이 급증하면서 우주 쓰레기가 지구로 추락할 위험도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필요한 기술이라는 것이다. 유럽우주국(ESA)에 따르면 현재 지구 궤도에는 약 120만개의 우주 쓰레기가 떠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