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CDO) 분야 ‘초격차’ 전략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선보인 위탁연구(CRO) 사업 ‘삼성 오가노이드(organoid)’와 위탁개발(CDO) 사업을 연계해 위탁연구생산개발(CRDMO) 전반에서 기술 기반 리더십을 확고히 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상명 삼성바이오로직스 상무(CDO 개발 담당 겸 사업전략팀장)는 15일(현지 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현장 인근 호텔에서 연 간담회에서 올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CDO 사업 주요 전략을 밝혔다.
이 상무는 “올해 1분기 중에 세포주를 확립해 동결·보관하는 ‘마스터세포은행(MCB)’, 고객 요구에 맞춰 치료용 단백질 생산용 발현 벡터를 설계·합성하는 ‘벡터(운반체) 합성 서비스’를 본격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어 “고난도 바이오의약품 생산의 효율을 높여주는 전이효소(Transposase) 기반 신규 플랫폼도 출시한다”고 소개했다.
MCB는 목표 단백질을 가장 잘 생산하는 최종 세포주를 대량으로 배양한 뒤 수백~수천 개의 바이알로 나눠 동결 보관하는 것으로, 바이오의약품 생산의 핵심이다.
벡터 합성 서비스는 치료용 단백질, 항체, 백신, 유전자 치료제 등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벡터를 고객 요구에 맞춰 설계하고 제작하는 서비스다. 세포 안에서 원하는 단백질을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도록 유전자를 운반하는 설계 단계까지 지원한다.
이 상무는 “MCB와 벡터 서비스를 CDO 범위에 포함해 제공하면 고객사의 지식재산(IP) 보호가 강화되고, 물류 시간을 줄여 개발 일정을 단축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이효소 기반 플랫폼은 세포주 개발 과정에서 특정 DNA 염기서열을 인식하는 전이효소를 활용해 유전자를 삽입하는 기술이다. 전사 활성도가 가장 높은 위치에 유전자를 넣어 단백질 발현량을 높이고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항체와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고난도 바이오의약품의 생산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이는 고객의 개발 수요를 개발부터 생산까지 포괄하는, 이른바 ‘엔드투엔드(end-to-end) 위탁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이다. 회사는 위탁생산(CMO) 경쟁력을 기반으로 CDO, CRO 역량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2011년 설립과 동시에 CMO 사업에 진출했고, 2018년 CDO 사업을 출범시켰다. 지난해 6월에는 CRO 서비스인 ‘삼성 오가노이드(Samsung Organoids)’를 출시하며 CRDMO 전략을 본격화했다.
신약 개발 고객사와 CMO의 앞단인 후보 물질 발굴 단계부터 협업하게 돼 상업화 수주 물량을 확보하는 록인(lock-in·자물쇠처럼 소비자를 묶어두는 전략) 효과를 노린 것이다.
이 상무에 따르면 CDO 사업 출범 이후 8년간 누적 수주 계약은 164건(ADC 5건 포함), 임상시험계획(IND) 승인 획득은 49건이다. 현재 후기 발굴 단계부터 IND 승인 신청까지 지원하는 9개 CDO 기술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속도 경쟁력도 강점이다. 세포주 개발부터 임상시험계획 신청(IND) 승인까지 단일항체는 9개월, 이중항체는 11개월로 업계 표준 대비 각각 2개월씩 단축했다. 항체 접합 치료제(ADC)는 항체와의 복합 개발을 통해 원료의약품 생산까지 14.5개월의 표준 개발 기간을 제시하고 있다.
이 상무는 “기존 세포주 플랫폼 ‘에스-초이스(S-CHOice®)’는 2세대로 고도화했고, 신규 벡터 도입과 모세포 개발을 통해 항체 생산성을 기존 7g/L에서 최대 13g/L까지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모달리티(약물 표적 방식) 대응 역량도 확대하고 있다. 이 상무는 “단일항체(mAb) 외에 이중항체, 융합단백질, 항체 접합체(AXC) 등 고난도 복합 분자에 대한 CDO 서비스도 계속 확대하고 있다”며 “누적 164개 프로젝트 가운데 이중항체가 20%, 항체약물접합체(ADC)가 15%, 융합단백질이 14% 등”이라고 밝혔다.
이중항체는 두 표적을 동시에 겨냥하는 항체이며, 융합단백질은 항체에 다른 단백질을 결합한 형태다. ADC와 AXC는 항체에 약물이나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펩타이드 등을 접합한 고난도 복합 치료제로 분류된다.
회사는 ADC 완제의약품(DP) 생산 역량도 확보해 2027년 1분기 중 ADC DP 서비스를 공식 출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ADC 원료의약품(DS)부터 완제(DP)까지 아우르는 통합 서비스를 구축하며, 고부가가치 모달리티 영역에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이 상무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고객의 아이디어에 자체 기술과 노하우, 인프라를 결합해 신약 개발 전 주기를 함께하는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끊김이 없는 원스톱 서비스와 첨단 기술, 신속한 개발을 통해 고객 만족을 지속적으로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