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클론이 새해 벽두부터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됐다. 최근 1년간 주가 상승률이 200%를 넘어섰고, 지난 6일 종가가 최근 15거래일 중 최고가를 기록하는 등 단기간에 주가가 과도하게 급등했다는 이유에서다. 앱클론의 6일 종가는 5만5500원, 13일 종가는 5만4200원이다.

핵심 파이프라인의 상업화 기대가 주가에 먼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임상 결과가 아직 남아 있어, 기대와 실체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메울지가 관건이다.

그래픽=정서희

◇관리종목 해제 기대에 임상 모멘텀까지…앱클론 주가 과열

한국거래소는 지난 7일 앱클론을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투자경고종목은 단기 과열을 진정시키기 위한 제도로, 지정 이후 일정 기간 주가 흐름에 따라 해제 여부가 판단된다. 지정 이후에도 급등세가 이어질 경우에는 1회에 한해 매매거래가 정지될 수 있다.

2010년 설립된 앱클론은 항체 신약과 CAR-T 세포 치료 플랫폼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바이오 기업이다. 2017년 기술특례로 코스닥에 입성했다. 주요 파이프라인으로는 CAR-T 세포 치료제 ‘AT101(제품명 네스페셀)’과 항체 치료제 ‘AC101’이 꼽힌다.

주가를 끌어올린 단기 재료는 네스페셀이다. 앱클론은 올해 1분기 중 재발성·불응성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을 적응증으로 한 네스페셀 임상 2상 환자 투약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4분기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최근 개발단계 희귀의약품 지정과 신속처리 대상에 포함되면서, 허가 절차가 빨라질 수 있다는 기대도 커졌다. 회사는 허가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이르면 내년 상반기 출시를 점치고 있다.

네스페셀이 상업화 단계에 진입할 경우 이는 앱클론의 첫 CAR-T 치료제 허가 사례가 된다. 기술 플랫폼 기업이라는 평가를 넘어, 실제 상업화 제품을 보유한 회사로 재평가받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헨리우스가 '2025 글로벌R&D데이'에서 공개한 'HLX22'의 작용 기전./헨리우스

중장기 성장 축은 AC101이다. 앱클론으로부터 AC101을 도입한 중국 파트너사 헨리우스(Henlius)는 이를 기반으로 한 치료제 ‘HLX22’를 위암 1차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지난해 7월 글로벌 임상 3상에 돌입했다.

적응증 확장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해 4월 항체약물접합체(ADC)와 HLX22를 병용하는 유방암 임상 2상을 시작했다. 대상은 전체 유방암 환자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HER2 저발현 환자군이다.

헨리우스는 HLX22의 연간 최대 매출 잠재력을 100억달러(약 14조원) 이상으로 제시한 상태다. 여기에 러닝 로열티 5%를 적용하면, 앱클론은 연간 최대 7000억원 규모의 로열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앱클론 관계자는 “로열티는 제품이 실제로 판매되는 시점부터 바로 수취하게 된다”며 “빠르면 내년 말, 늦어도 2028년 전후에는 로열티 수익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가 상승의 또 다른 축은 재무적 리스크 완화 기대다. 앱클론은 2024년 연 매출 23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기술특례 상장 기업의 매출 요건(연 매출 30억원)을 충족하지 못해서다. 그러나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 30억9000만원을 기록한 만큼, 올해 3월 지정감사 이후 관리종목 해제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자기자본 대비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 비율도 2024년 55.4%에서 지난해 3분기 말 44.2%로 낮아졌다. 지난해 10월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영구 전환사채 252억원, 전환우선주 108억원 등 총 36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한 영향이다.

이종서 앱클론 대표./앱클론

◇임상 변수 남은 네스페셀…‘공동개발 파트너’ 종근당 역할 주목

다만 넘어야 할 과제는 있다. 최종 임상 데이터 확보다.

네스페셀은 임상 2상 중간 데이터에서 객관적 반응률(ORR) 94%를 기록했다. ORR은 항암 치료 후 암의 크기가 일정 기준 이상으로 줄어든 환자들의 비율을 말한다. 네스페셀 투여 후 암세포가 모두 사라진 완전관해(CR) 비율은 68%였다. 모두 노바티스의 ‘킴리아’, 길리어드의 ‘예스카타’보다 높은 수치다.

그러나 이는 투약 환자 35명 중 유효성 평가가 가능한 32명만을 분석한 값으로, 환자 수가 확대될 경우 평균 수치가 낮아질 가능성이 남아 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현재까지의 추이를 볼 때 최종 데이터는 중간 결과와 유사하거나 더 나은 수준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며 “환자 투약은 늦어도 다음 달이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식약처 심사 일정에 따라 네스페셀의 허가 시점도 달라질 수 있다. 국내 경쟁사인 큐로셀은 지난해 말 ‘림카토’의 임상 2상 최종 결과를 발표하고 현재 식약처 품목허가 심사를 진행 중이다. 당초 지난해 말까지 허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됐으나, 미뤄졌다.

상업화가 지연될 경우 재무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앱클론은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손실 126억원, 당기순손실 128억원을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종근당의 추가 투자 가능성도 거론된다. 종근당은 지난해 5월 앱클론 지분 7.3%를 확보하며 2대 주주로 올라섰다. 당시 종근당은 앱클론과 공동 연구개발(R&D)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네스페셀의 국내 판매에 대한 우선 협상권을 확보했다.

종근당 관계자는 “항체에서 CAR-T로 확장 가능한 앱클론의 플랫폼 구조가 투자 판단의 배경이 됐다”며 “현 시점에서 추가 지분 확보 계획은 없으며, 앞으로도 앱클론과 우호적인 협력 관계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