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법원이 셀트리온의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아이덴젤트(Eydenzelt·성분명 애플리버셉트)’가 오리지널 의약품 개발사인 리제네론·바이엘의 제형 특허를 침해했다고 판단한 데 대해 셀트리온은 “오리지널사와 적극적인 특허 합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아이덴젤트는 미국 리제네론과 독일 바이엘이 공동 개발한 블록버스터 안과 치료제 ‘아일리아(EYLEA)’의 바이오시밀러다. 오리지널 의약품인 아일리아는 2024년 글로벌 매출 95억2300만달러(한화 13조3322억원)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미국 매출은 59억6800만 달러(약 8조3552억원)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12일 셀트리온은 최근 독일 뮌헨 지방법원의 판단과 관련해 “앞서 다른 바이오 기업이 동일 법원에서 진행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제형 특허 소송에서 오리지널사에 패소한 선례가 이번 판결에 불리하게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은 이번 판결의 적용 범위가 독일로 한정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앞선 타사 사례에서는 독일을 포함한 유럽 다수 국가에 대해 포괄적인 제품 판매 금지 명령(Cross-border injunction)이 내려졌지만, 아이덴젤트의 경우 독일에만 효력이 미쳤다는 것이다.
반면 같은 날 벨기에에서는 상반된 판단이 나왔다. 벨기에 브뤼셀 법원은 가처분 소송 판결에서 아이덴젤트가 오리지널 제형 특허(2027년 6월 만료 예정)를 침해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아이덴젤트가 오리지널 제품에 사용되는 인산염(Phosphate) 버퍼 대신 히스티딘(Histidine) 버퍼를 적용하는 등 제형에서 차별성을 갖춘 점이 주요 근거로 받아들여졌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2월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로부터 아이덴젤트의 판매 허가를 받은 이후, 각국의 특허 소송 상황에 맞춰 유럽 시장에 순차적으로 진입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이미 제품 출시를 마쳤으며, 이달 8일(현지 시각) 벨기에 법원의 판단에 따라 벨기에에서도 출시를 준비 중이다.
미국 시장에서는 특허 리스크를 사전에 해소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10월 아이덴젤트의 품목허가를 획득한 뒤 오리지널사 리제네론과 특허 합의를 마쳐, 올해 말 미국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캐나다에서도 2024년 리제네론과 특허 합의를 완료하며 북미 시장 공략의 발판을 마련했다.
셀트리온은 미국과 유럽 전역에 구축한 직판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아이덴젤트의 빠른 시장 안착과 매출 확대를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국가별 특허 환경에 맞춘 전략적 대응과 특허 합의를 병행해 글로벌 시장 진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