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 토마스 채석장에서 발견된 77만3000년 전 화석. 사람의 아래턱 뼈다. /Programme Préhistoire de Casablanca

인류학자들에게는 오랫동안 큰 수수께끼가 하나 있었다. 인류의 조상이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건너가 네안데르탈인 등으로 분화하기 시작한 60만~100만년 전 사이의 화석이 아프리카에서 거의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른바 ‘끊긴 필름’ 같았던 이 시기의 공백을 메워줄 화석이 모로코의 한 광산 동굴에서 새롭게 발굴됐다. 무려 77만3000년 전의 화석이다.

프랑스 학술원과 독일 막스 플랑크 진화인류학 연구소 장자크 윌뱅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의 발견이다. 분석 결과는 8일 네이처지에 실렸다.


◇모로코 동굴에서 나온 77만3000년 전 화석

연구팀이 화석을 발견한 곳은 모로코 카사블랑카의 토마스 채석장 안에 있는 ‘호미닌 동굴(Grotte à Hominidés)’이라는 곳이다. 연구팀은 이곳에서 성인 턱뼈 1점 , 어린이 턱뼈 1점, 여러 개의 척추뼈와 치아, 대퇴골(허벅지뼈) 뼈 조각 등을 발견했고 화석들을 정밀 분석했다. 그 결과 화석 연대는 약 77만3000년 전(±4000년)으로 나왔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한유진

◇유럽의 조상인 줄 알았던 ‘그’가 아프리카에도 살았다?

연구팀은 이번 화석이 1990년대 스페인에서 발견돼 유럽 초기 인류의 조상으로 알려진 ‘호모 안테세소르(Homo antecessor)‘와 매우 닮았다고 봤다. 유럽의 조상인 줄 알았던 고대 인류가 모로코, 즉 아프리카에도 살았다는 얘기다.

이는 우리 종(호모 사피엔스)과 네안데르탈인의 마지막 공통 조상이 지중해를 사이에 두고 아프리카와 유럽 양쪽에 모두 살았음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으로 호모 사피엔스로 이어지는 고대 인류가 아주 이른 시기부터 북아프리카에 있었다는 사실을 뒷받침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