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흑색종 치료를 위한 표적 항암신약 ‘벨바라페닙’의 국내 임상 2상에 착수한다.
한미약품은 지난 5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벨바라페닙에 대한 국내 임상 2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임상은 특정 유전자 이상으로 암이 발생한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암세포의 성장과 관련된 ‘NRAS’ 유전자에 변이가 있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흑색종 환자에게 벨바라페닙과 항암제 코비메티닙을 함께 투여한 뒤, 치료 효과와 부작용을 확인하는 시험이다. 국내 여러 병원이 참여하며, 비교 대상 없이 동일한 치료를 받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흑색종은 재발 가능성이 높고 치료가 까다로운 암으로 꼽힌다. 특히 NRAS 유전자 변이가 있는 흑색종은 뚜렷한 표준 치료법이 없어 환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다. 현재 사용되는 치료제 대부분도 해외 제약사 제품에 의존하고 있다.
벨바라페닙은 암세포가 자라도록 신호를 보내는 경로를 차단하는 방식의 먹는 항암제다. 암세포 내부에서 ‘성장 스위치’ 역할을 하는 단백질들이 서로 결합해 활성화되는 과정을 막아 암의 증식을 억제한다. 기존 치료제들이 일부 신호만 차단해 시간이 지나면 약효가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던 반면, 벨바라페닙은 이러한 내성 발생 가능성을 줄이도록 설계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앞서 진행한 임상 1상에서 다양한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병용요법의 안전성을 확인했고, 일부 환자군에서는 암이 줄어드는 효과도 관찰됐다”며 “이를 바탕으로 임상 2상에 진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벨바라페닙은 식약처가 혁신 신약의 빠른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운영 중인 ‘길잡이’ 제품화지원 프로그램에도 선정됐다. 이에 따라 임상 설계부터 허가까지 전 과정에서 정부의 지원을 받게 된다.
현재 국내에서는 치료 대안이 없는 일부 NRAS 변이 흑색종 환자에게 치료목적사용 승인을 통해 제한적으로 벨바라페닙이 투약되고 있다. 한미약품은 이번 임상 2상을 통해 치료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근거를 확보하고, 향후 적용 범위를 넓히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