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5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희소 중증난치질환 지원 강화방안 관련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뉴스1

고액의 의료비가 드는 희소·중증난치질환에 대해 건강보험 산정특례 본인부담률이 현행 10%에서 더 낮아질 전망이다. 정부는 일정 금액을 초과하는 진료비에 대해 본인부담률을 5%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 등을 검토해 올해 하반기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보건복지부는 5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질병관리청 등 관계부처와 함께 ‘희소·중증난치질환 지원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현재 희소질환과 중증난치질환은 산정특례 적용으로 입원 20%, 외래 30~60%였던 본인부담률이 0~10%로 낮아져 있다. 다만 일부 질환은 장기간 치료가 불가피해 연간 의료비가 수백만 원에서 1000만원을 넘는 사례도 있다.

복지부는 지속적 치료·관리가 필요하고 고액 의료비 부담이 큰 점을 고려해 산정특례 본인부담을 추가로 인하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인하 기준은 올해 상반기 중 마련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하반기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지난해 기준 산정특례 질환의 연평균 급여 본인부담액은 암 73만원(본인부담률 5%), 심장질환 119만원(5%), 뇌혈관질환 116만원(5%), 희귀질환 57만원(10%), 중증난치질환 86만원(10%) 수준이다. 질환별로는 혈우병 환자의 연간 본인부담액이 1044만원, 부신생식기장애는 573만원, 혈액투석은 314만원, 복막투석은 172만원으로 나타났다.

산정특례 적용 대상도 확대된다. 올해 1월부터 선천성 기능성 단장증후군 등 희소질환 70개가 새로 포함돼 산정특례 적용 희소질환은 1314개에서 1387개로 늘어난다. 중증난치질환은 208개를 유지한다.

산정특례 재등록 절차도 간소화된다. 현재 산정특례 적용을 유지하려면 5년마다 재등록을 해야 하며, 희소·중증난치질환 312개에 대해서는 추가 검사 결과 제출이 필요했다. 앞으로는 완치가 어려운 질환 특성을 고려해 재등록 시 불필요한 검사를 없애고, 임상 진단과 필요 시 치료 이력으로 확인한다. 샤르코-마리-투스병, 구리대사장애 관련 질환, 배체트병 등 9개 질환은 이달부터 우선 적용된다.

저소득 희소질환자를 대상으로 한 의료비 지원도 확대된다. 건강보험 본인부담금과 간병비, 특수식이 구입비, 인공호흡기 대여 등을 지원하는 ‘희소질환 의료비 지원사업’에서 부양의무자 가구에 적용하던 소득·재산 기준은 2027년부터 단계적으로 폐지된다.

질환별 맞춤형 특수식 지원도 확대된다. 현재 고전적 페닐케톤뇨증 등 28개 질환에 대해 특수조제분유를 연간 360만원 한도로 지원하고 있으며, 글리코젠축적병 등 9개 질환에는 옥수수전분과 저단백 즉석밥을 연간 168만원 한도로 지원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특수식 사용 현황과 추가 수요 조사를 거쳐 지원 품목 확대와 신제품 개발을 검토할 계획이다.

희소질환 치료제의 급여 등재 절차도 단축된다. 정부는 허가, 급여 적정성 평가, 약가 협상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약제 등재 기간을 기존 330일에서 150일로 줄였으며, 2026년부터는 최대 240일 걸리던 절차를 100일 이내로 단축하는 방안을 제도화할 예정이다.

수요 부족으로 국내 공급이 중단된 치료제에 대해서는 정부가 직접 해외에서 구매해 공급하는 긴급도입과 주문제조를 확대한다. 환자가 직접 해외에서 구매하던 자가치료용 의약품은 매년 10개 품목 이상 긴급도입 품목으로 전환하고, 2030년까지 41개 품목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주문제조 품목도 현재 7개에서 2030년까지 17개로 확대한다.

희소질환 진단과 관리 체계도 강화된다. 유전자 검사 등 진단 지원은 2025년 810건에서 2026년 1150건으로 늘리고, 희소질환 전문기관이 없는 지역을 중심으로 권역별 전문기관을 추가 지정한다. 희소질환 등록사업도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급 의료기관으로 확대해 환자 발생과 임상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복지부는 “희소·중증난치질환 환자의 의료비 부담과 치료 공백을 줄이기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