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은 달 궤도로 향하는 유인 비행이 재개되고, 달 착륙 경쟁도 속도를 내는 해가 될 전망이다. 베라 C. 루빈 천문대를 포함한 대형 관측 장비들은 우주의 미지 영역을 파헤치기 위한 장기 프로젝트에 들어간다.
뉴욕타임스(NYT)는 30일(현지시각) 내년에 기대하는 주요 우주·천문 이슈를 정리해 발표했다.
가장 상징적인 이슈는 미 항공우주국(NASA)의 아르테미스 2호 임무다. 아르테미스 2호 임무는 달에 착륙하는 것이 아니라, 우주비행사들이 달을 한바퀴 돌아 지구로 귀환하는 비행을 목표로 한다. 내년 2월 발사될 예정이며, 여정은 약 10일이다. 이번 미션을 통해 달 궤도까지 사람을 보내고 무사히 돌아오는 데 성공하면, 그 자체로 지구 너머 유인 비행의 복귀를 알리는 신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비행은 오리온 유인 캡슐의 안전성을 시험하는 성격이 짙다. 오리온은 달 탐사에서 사람을 태워 나르는 캡슐로, 앞으로의 달 탐사 임무들이 이 장비의 신뢰를 전제로 움직인다.
동시에 달 경쟁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제프 베이조스가 이끄는 블루 오리진은 내년 블루문(Blue Moon) 탐사선을 이용한 로봇 달 착륙을 추진할 계획이다. 로봇 착륙이 성공하면, NASA가 스페이스X의 스타십 외에 착륙선 선택지를 더 현실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스페이스X가 스타십의 최신 버전을 시험한 결과에 따라 미국의 달 착륙 타임라인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한편 중국은 2030년 이전 유인 달 착륙을 목표로 준비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천문 관측 분야에선 베라 C. 루빈 천문대가 올해 첫 관측에 성공한 데 이어 새해 초부터 본격적인 장기 관측을 시작한다. 향후 10년 동안 남반구 밤하늘을 거의 매일 촬영해 우주의 변화를 시간 단위로 기록하고, 소행성·블랙홀 같은 천체의 진화를 추적할 계획이다.
우주 팽창을 밀어붙이는 암흑에너지와 우주 구조를 좌우하는 암흑물질의 성격을 좁히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암흑물질은 빛을 내지 않아 보이지 않지만 중력으로 은하의 구조를 잡아주는 물질로 추정된다. 암흑에너지는 우주 팽창을 점점 더 빠르게 만든다고 여겨지는 에너지다.
NASA는 초대 수석 천문학자인 낸시 그레이스 로먼의 이름을 딴 로먼 우주망원경의 발사를 내년 가을쯤 시도할 계획이다. 로먼 망원경의 강점은 적외선 관측이다. 적외선은 우주 먼지에 가려진 영역을 비교적 잘 통과해 멀리 있는 천체를 관측하는 데 유리하다. 로먼 망원경은 수십억 개 은하 지도를 구축해 암흑에너지 연구와 외계행성 탐색, 별·행성 형성 연구에 도움이 될 예정이다.
일본의 화성 위성 탐사 임무(MMX) 역시 내년의 주요 이슈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화성의 샘플을 채취하기 위한 계획을 추진하는 가운데, 일본은 화성의 위성 포보스와 데이모스의 정체를 밝히는 데 집중한다. MMX를 통해 포보스의 샘플을 채취하고 지구로 가져올 계획이다. 두 위성이 태양계 초기 충돌의 잔해인지, 아니면 화성의 중력에 포획된 소행성인지에 대한 오랜 논쟁을 가르는 단서가 될 수 있다.
앞서 일본은 하야부사와 하야부사2를 이용해 소행성 샘플을 지구로 가져온 경험이 있다. 다만 뉴욕타임스는 “일본이 2026년 말에 MMX 발사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지만, 최근 일본 H3 로켓의 발사 실패로 인해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