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가 30일 2027학년도 의과대학 정원 확대 규모를 결정하기 위한 최종 회의를 열었다. /조선비즈

의대 정원 확정을 위해 필요한 의사 수를 추산하는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추계위)’가 끝장 토론 끝에 ‘오는 2040년 의사 수가 최대 1만1136명 부족할 것’이란 결론을 내렸다.

지난 회의에서는 2040년 기준 의사 부족 규모가 최대 3만6094명에 이를 것이란 예측 결과가 나왔는데, 최종안은 대폭 줄어든 것이다.

추계위는 30일 오후 서울역 인근에서 12차 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최종안을 내놨다.

김태현 의사인력 수급 추계위원회 위원장(한국보건경제정책학회장)은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여러 변수를 고려한 수요·공급 가정에 따라 부족분의 범위(range)를 추계했다”면서 “최대치가 1만명 수준”이라고 답했다.

추계위는 기초 모형과 시나리오 분석을 포함해 수급 추계 결과를 냈다.

그 결과 2035년에 최소 1535명, 최대 4923명의 의사인력 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됐다. 2040년에는 의사인력 부족 규모가 최소 5704명, 최대 1만1136명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의과대학의 모습. /뉴스1

추계위는 의대 정원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여야 합의로 법을 개정해 도입한 보건복지부 장관 직속의 독립 심의 기구다. 이날 추계위가 낸 최종안은 윤석열 정부가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근거로 제시됐던 ‘2035년 의사 1만5000명 부족’ 추계와 다소 차이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의료계와 학계, 수요자 위원 15명으로 구성된 추계위가 논의를 이어왔지만, 향후 의사가 얼마나 부족하게 될지를 두고 견해차를 쉽게 좁히지 못했다.

미래 의료 이용량과 인공지능(AI) 활용, PA 간호인력 투입 등 변수가 워낙 많아 무 자르듯 추계값을 특정할 수 없는 탓이다. 이런 이유로 추계위도 가정에 따라 달라지는 범위(range) 형태로 결론은 도출했다.

지난 9차 회의에선 2040년에 의사가 최대 1만 8739명이 부족할 수 있단 추계가 나왔고, 11차 회의에선 부족한 숫자가 최소 9536명, 최대 3만6094명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거론됐다.

앞서 대한의사협회는 2040년 ‘의사 수가 최대 1만 8700명’ 부족할 것이란 추계를 두고 “분석 모형의 통계적 타당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반박하기도 했다.

정부는 추계위 결론을 토대로 다음 달 2027학년도 정원을 확정할 방침이다.

김태현 수급추계위원장은 “이번 수급추계 결과는 위원들 간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독립적·전문적으로 도출한 결과”라면서 “수급추계 결과를 존중해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서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거쳐 의과대학 정원에 대해 심의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의사인력 수요 추계는 입·내원일수를 기반으로 산출한 전체 의료이용량을 활용해 도출했다. 의사인력 공급 추계는 가장 최근 연도 의과대학 모집인원 3058명을 기준으로 국가시험 합격률을 반영해 면허의사 유입을 산정하는 방식과 동일 집단을 추적해 연간 이탈자 수를 산출하고 이 중 사망자를 분리해 순 은퇴자 수를 도출하는 방식이 적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