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의료영상검사(CT) 이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의료환경을 고려해, 국민의 합리적인 검사 이용을 유도하기 위한 대국민 인식 개선에 나선다고 22일 밝혔다.
공단이 지난 9월 전국 성인남녀 188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의료영상검사 인식도 조사에 따르면, 의료방사선에 대한 관심도는 높은 반면 관련 정보에 대한 정확한 이해는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방사선 관련 용어를 “들어본 적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87.8%로 2023년 조사 대비 6.3%p 상승했지만, 응답자의 71.4%는 방사선을 사용하지 않는 MRI 검사에서 방사선이 발생한다고 잘못 인식하고 있었다.
우리나라는 의료방사선에 노출되는 영상검사 이용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국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우리나라 인구 1000명당 CT 촬영 건수는 333.5건으로, OECD 평균(177.9건)을 크게 웃돌며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공단이 분석한 ‘의료영상검사(CT) 이용 및 과다촬영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0~2024년) CT 촬영 인원은 591만명에서 754만명으로 27.5% 증가했고, 촬영 건수는 1105만건에서 1474만건으로 33.3% 늘었다.
대한의사협회지 제54권12호 기준, 연간 방사선량이 100mSv(유효선량)를 초과한 고선량 노출자는 같은 기간 3만4931명에서 4만8071명으로 37.6% 증가했으며, 집단 유효선량도 4421man-Sv에서 6100man-Sv로 38% 늘어 전체 CT 이용 증가율을 웃돌았다. man-Sv는 다수가 피폭되는 경우, 그 집단의 구성원이 받은 개인 피폭 방사선량 총합의 단위를 말한다.
국제방사선방어위원회(ICRP) 등 국제기구에 따르면, 환자에게 허용되는 방사선 노출 한도는 별도로 정해져 있지 않지만, 누적 피폭량이 100mSv를 초과할 경우 암 발생 위험이 0.5%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반면 방사선 관계 종사자의 경우 연간 50mSv, 항공기 승무원은 6mSv 이하로 직업별 노출 한도가 엄격히 관리되고 있다.
공단에 따르면, CT 이용에 따른 국민의 연간 평균 피폭량은 2.1mSv로 항공기 승무원의 평균 피폭량(1.72mSv)을 웃돌며, 방사선작업종사자 평균 피폭량(0.28mSv)과 비교하면 약 8배에 달한다.
공단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CT 이용량이 많은 국가임에도 환자의 의료방사선 피폭 위험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상대적으로 낮다”며 “복부 CT를 1회 촬영할 경우 약 6.8mSv에 노출되는데, 이는 방사선작업종사자의 연평균 피폭량보다 약 24배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언론에 보도된 사례처럼 1년 동안 CT를 130회 촬영한 경우 약 234mSv에 노출된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CT 연간 평균 피폭량의 111배, 방사선작업종사자의 약 836배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공단은 국민의 평생 건강을 책임지는 보험자로서, 의료영상검사를 보다 합리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대국민 홍보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공단은 올해 1월부터 누리집과 모바일 앱 ‘The건강보험’을 통해 CT와 유방촬영 이력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의료영상검사 이력관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방사선 노출에 취약한 12세 미만 아동의 일반촬영(X-ray) 이력까지 조회 범위를 확대했다.
정 이사장은 “불필요한 의료방사선 노출을 줄이기 위해 ‘꼭 필요한 촬영은 Yes, 과다 노출은 No’라는 메시지를 중심으로 국민 인식 개선에 힘쓰겠다”며 “공단이 사회적 책임을 다해 국민 건강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