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질을 일으키는 임균(Neisseria gonorrhea) 일러스트./J Marshall/Tribaleye Images/ Alamy

임질 환자가 전 세계적으로 약 8200만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임질 치료용 항생제 2종을 새로 승인했다. 기존 임질 치료용 항생제가 듣지 않는 내성균인 슈퍼박테리아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하는 성병을 극복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1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주 임질 치료를 위한 새로운 항생제 2종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블루제파와 누졸벤스는 각각 지난 11일(이하 현지 시각)과 12일 비뇨생식기 임질 치료제로 승인됐다. 블루제파는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개발한 게포티다신 성분의 항생제이며, 누졸벤스는 글로벌 항생제 연구·개발 파트너십(GARDP)이 미국 제약사 이노비바와 공동 개발한 졸리플로다신 성분 약물이다. 둘 다 먹는 경구용 항생제로, 기존 표준 치료에 쓰는 주사제보다 투여하기 쉽다.

임상시험 결과, 누졸벤스는 임질균 제거율 91%를 보여 기존 세프트리악손 주사와 아지트로마이신 병용 치료(96%)와 동등한 효과를 입증했다. 블루제파 역시 완치율 93%로 표준 치료군(91%)과 유사한 성과를 보였다. FDA는 두 약 모두 표준 치료와 효과가 동등하다고 평가했다.

임질은 2023년 유럽 감염률이 2014년보다 3배 더 높아지는 등 전 세계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 기존 항생제가 듣지 않는 내성균이 퍼졌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임균을 항생제 내성에 대응하기 위한 ‘우선순위 병원체’로 지정했다. 전문가들은 30여 년 만에 승인된 이번 신약들이 내성 임질 치료의 중요한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