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최근 변경상장을 완료하고 바이오 의약품 CDMO(위탁 개발 생산)에 집중하는 체제로 전환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순수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으로 새 출발하며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적분할을 통해 사업 구조를 명확히 하고, 이해상충 우려를 해소하면서 고객 신뢰와 수주 경쟁력을 동시에 강화했다는 평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24일 변경상장을 완료하고, 핵심 사업인 CDMO에 역량을 집중하는 ‘순수 CDMO’ 체제로 전환했다. 이번 분할로 일부 고객사들이 제기해온 이해상충 논란을 해소하고, 본연의 위탁개발·생산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증권가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다수 증권사는 인적분할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목표주가를 200만~230만원대로 상향 조정했다. 사업 구조가 명확해지면서 CDMO 경쟁력이 기업 가치에 보다 직접적으로 반영되고, 중장기 성장성에 대한 평가도 정교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24일 보고서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적정 기업 가치를 약 106조원(주당 230만원)으로 평가하며 “이해상충 해소로 글로벌 수주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쟁력은 실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회사는 올해 누적 수주 금액 5조5959억원을 기록하며, 이미 지난해 연간 수주 실적(5조4035억원)을 넘어섰다. 창립 이후 최대 규모의 연간 수주 실적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실적 전망 공시(가이던스)에서 전년 대비 25~30% 성장한 5조6841억~5조9115억원의 매출 목표를 제시했다. 별도 기준으로도 연매출 4조3714억~4조5462억원을 전망하고 있다.

회사는 “실적에 안주하지 않고 CDMO 경쟁력을 높이며 고객 신뢰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0월에는 신규 위탁생산(CMO) 브랜드 ‘엑설런스(ExellenS™)’를 처음 공개하며, 고객이 원하는 시점에 신속하게 의약품을 공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시가총액 상위 20개 제약사 중 17곳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으며,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으로도 수주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제3바이오캠퍼스 부지를 확보하고, 세포·유전자 치료제(CGT), 항체 백신, 펩타이드 등 다양한 모달리티의 연구·생산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기존 항체의약품 중심의 CDMO 사업을 다변화하고 메신저리보핵산(mRNA), 항체·약물 접합체(ADC), 오가노이드 등 차세대 모달리티 기반 역량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성과의 중심에는 연임이 최근 확정된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의 리더십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존 림 대표는 2020년 취임 이후 매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회사를 글로벌 최상위 CDMO 기업으로 성장시켜왔다.

그는 생산 능력, 포트폴리오, 글로벌 거점 확대 등 ‘3대 축 확장’ 전략을 제시하며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수요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올해 제5공장 완공에 이어 제2바이오캠퍼스에 제6~8공장을 추가 건설해 2032년까지 총 132만4000L(리터)의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포트폴리오 다각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6월 ‘삼성 오가노이드(Samsung Organoids)’ 서비스를 출시하며 임상시험수탁(CRO) 분야에 진출했고, 앞서 올해 1분기부터는 ADC 생산 시설 가동을 시작했다.

존 림 대표는 ‘4E(Excellence) 경영 철학’을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초고속 성장을 뒷받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객 만족(Customer Excellence), 운영 효율성(Operation Excellence), 품질(Quality Excellence), 임직원 역량(People Excellence) 강화로 ‘초격차 경쟁력’을 유지해 왔다는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여기에 단순화(Simplification), 표준화(Standardization), 확장성(Scalability)의 ‘3S’를 통합적으로 적용하며 글로벌 톱티어 CDMO로서 경쟁 우위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