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마운자로’와 ‘고용량 위고비’ 등 새로운 비만 치료제가 내년 출시될 예정이다.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의 ‘먹는 비만약’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심사가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이달 중순쯤에는 비만 적응증 허가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제약 업계에 따르면, 노보 노디스크는 올해 초 미국 FDA에 경구 ‘세마글루타이드 25㎎’를 비만·체중 관리 적응증으로 쓰기 위한 신약 허가 신청(NDA)을 제출했다. 승인을 받는다면, 최초의 GLP-1 계열 먹는 비만 치료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같은 회사의 ‘리벨서스’가 먹는 GLP-1 당뇨병 치료제로만 허가된 상태다.
일라이 릴리도 먹는 비만약 출시를 위해 서두르고 있다. 올해 안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오포글리프론 허가를 신청해 내년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FDA 신속 승인 제도를 거친다면 올해 안에 승인 여부가 결정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포글리프론은 비만 성인을 대상으로 한 2상 임상에서 하루 한 번 복용 시 두 자릿수 평균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다.
이 제품들이 FDA 승인을 받으면 국내 출시도 바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릴리는 오포글리프론의 빠른 국내 도입을 위해 일라이 릴리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라이 릴리는 또한 마운자로의 고용량 제품인 12.5㎎, 15㎎도 내년 상반기 내 한국에 출시할 예정이다. 고용량 비만 치료제를 활용하면 기존보다 더 큰 체중 감량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노보 노디스크는 위고비의 7.2㎎ 고용량 제형에 대해서도 지난달 FDA에 허가를 신청했다. 현재 체중 관리용으로 승인된 위고비 용량은 2.4㎎이다. 해당 신청은 FDA의 신속 심사 대상으로, 향후 1~2개월 안에 심사가 이뤄진다. 승인은 올해 말 또는 내년 초에 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들이 개발한 비만 치료제도 내년엔 본격적으로 출시될 전망이다. 한미약품은 비만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를 내년 하반기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약은 임상 3상 중간 톱라인 결과에서 최대 30% 체중 감량 효과 등을 보인 바 있다. 톱라인 결과는 최종 임상 결과를 발표하기 전 먼저 공개하는 일부 핵심 지표를 말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달 ‘에페글레나타이드’를 글로벌 혁신 제품 신속 심사(GIFT) 대상으로 지정한 만큼, 승인이 좀 더 빨라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일동제약은 신약 개발 자회사 유노비아를 통해 ‘먹는 비만 치료제’로 개발 중인 ‘ID110521156’의 임상 1상을 마무리하고, 내년 글로벌 임상 2상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도 최근 1개 약물로 4개 대사·호르몬 수용체를 동시에 활성화해 체중 감량 효과를 높이는 ‘4중 작용 비만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