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지역에는 약 48억 명, 전 세계 인구의 60%가 거주하지만, 이 지역은 전 세계 암 발생의 절반과 사망의 약 60%를 차지해 암 부담이 매우 크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수백만 명의 삶을 바꾸겠다’는 목표 아래 2030년까지 20개의 신약을 출시할 계획이며, 이 중 절반 이상은 암 치료제가 될 예정이다.”
실비아 바렐라(Sylvia Varela) 아스트라제네카 아시아 총괄 부사장은 6일(현지 시각) 싱가포르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 아시아(ESMO Asia 2025)’ 미디어 브리핑에서 아시아 지역 암 환자의 치료 격차를 줄이기 위해 조기진단 확대와 맞춤형 치료 전략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바렐라 부사장은 “아시아에서 가장 흔한 암은 폐암과 위장관(GI) 암이며, 여성의 경우 유방암 발병률도 높다. 최근 수십 년간 발생률과 사망률이 꾸준히 증가했으며, 인구 증가와 고령화, 산업화, 환경·직업적 발암물질 노출, 생활습관 변화 등으로 향후 10년간 암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현재 폐암과 관련해, 저선량 CT보다 접근성이 높은 인공지능(AI) 기반 흉부 엑스레이 분석 솔루션을 각국 정부와 함께 도입하고 있다. 태국은 정부 주도로 2027년까지 약 900개 병원에 확대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1300만달러를 투자했다. 말레이시아는 내년 전면 도입을 목표로 우선 127개 병원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했으며, 필리핀에서는 11개 병원에서 가동 중이고, 국가건강보험 패키지에도 저선량 CT 검진을 추가할 예정이다.
바렐라 부사장은 “베트남에서는 향후 5년간 3000명 이상의 조기 폐암 환자를 추가로 발견하고 약 5000명의 조기 사망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며 “조기 치료를 통한 비용 절감 효과로 5년 차에는 사실상 비용 부담이 없을 전망”이라고 했다.
마크 심스(Mark Sims) 글로벌 EGFR 변이 폐암 총괄 부사장은 “폐암은 여러 각도에서 접근해야 하며, 조기 개입이 치료 가능성을 높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임상 연구에서는 일부 환자가 조기 개입으로 완치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폐암 중에서도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은 아시아 환자의 30~40%에서 나타나며, 주로 젊은 환자, 비흡연자, 여성에게서 발병률이 높다. 아스트라제네카가 이 암에 주목하는 이유다. 심스 부사장은 “이번 학회에서 발표되는 14편의 폐암 관련 초록 중 상당수가 이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연구”라며 “아시아 환자 특성에 맞춘 연구와 치료 전략을 중심으로 소개될 예정”이라고 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이 전략 속에서 ‘오시머티닙(제품명 타그리소)’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심스 부사장은 “아스트라제네카는 오시머티닙을 병기와 관계없이 전 단계 치료의 골격(backbone)으로 확립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오시머티닙은 현재 절제할 수 없는 3기 비소세포폐암의 유지요법과, 전이성(4기) 폐암의 1차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