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II) 4차 발사가 성공한 27일 새벽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지휘센터에서 관계자들이 기뻐하고 있다. 가운데 환히 웃고 있는 이가 박종찬 항우연 한국형발사체 고도화사업단장./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누리호 4차 발사 이틀 전인 25일 오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엔 느닷없는 돌풍이 불었다. 나로우주센터 내 조립동에 있는 누리호를 발사대로 옮기는 것을 늦춰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빗길에 작은 충격이라도 받으면 누리호 37만개 부품이 악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주말로 발사를 미루는 게 낫겠다는 말도 나왔다. 그러자 오화영 항우연 발사대 팀장은 “날씨가 가장 좋은 27일 새벽 발사를 놓칠 순 없다. 1~2시간 정도만 미루자”고 했다. 누리호는 발사대 이동 시간을 1시간 40분 정도 늦췄고, 27일 오전 발사에 성공했다.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II) 4차 발사가 성공한 27일 새벽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지휘센터에서 관계자들이 기뻐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발사 직전에도 변수는 있었다. 발사체에 연료와 전원을 공급하는 엄빌리칼 타워를 회수하는 과정에서 압력 센서가 제대로 켜지지 않은 것이다. 박종찬 항우연 한국형발사체 고도화사업단장은 “최대로 미룰 수 있는 1시 13분까지 발사를 미룬 뒤 문제점을 빠르게 확인했다”고 했다. 박 단장은 “밤낮없이 일하느라 와이프가 조산을 하는데도 제때 못 가본 연구원도 있고, 다들 휴일을 잊고 일해왔다. 그들과 함께 누리호 발사를 성공시켜 기쁘다”고 했다.

누리호 4차 발사 사업을 이끈 박종찬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고도화사업단장./한국항공우주연구원

오승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우주사업부 상무는 “3차 발사 후 2년 반의 공백을 메우는 게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니었다”며 “주요 부품 생산, 설계와 조립을 책임졌던 전문 인력들이 그사이 많이들 이탈했다”고 말했다. 부품 품질 불량과 업무 미스매치도 잇따랐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한화 직원들은 수개월씩 고흥 현장에 파견 나가 주말도 없이 일을 배웠다고 했다. 오 상무는 “발사 추진체 탱크 같은 경우는 동전만큼이나 두께가 얇다. 이걸 용접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많았다. 10개월가량 고생해서 완성한 날을 잊을 수 없다”고도 했다.

정광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체계종합팀장도 “지난 2년 반 동안 헌신적으로 일해준 직원들에게 제일 고맙고 미안하다”고 했다. “한 직원은 아내가 결핵성 뇌수막염에 걸려 입원을 했다. 아내 병 간호에 아이들 육아까지 대신 맡았는데 이 와중에 조립 작업까지 하느라 눈 코 뜰 새가 없었다. 이런 직원들의 희생과 고생으로 발사체 제작과 조립을 해나갈 수 있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