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일선 의료 현장에서 의무 기록 작성 같은 서류 작업까지 해내는 ‘레지던트’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AI가 일손이 부족한 의료진의 업무 부담을 덜어줌으로써, 의사가 환자 진료와 치료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돕는 것이다.

서울아산병원은 AI가 의료진과 환자의 대화를 실시간 기록하고 요약, 의무 기록까지 자동으로 작성하는 시스템을 지난 3월부터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소화기내과·신경과·종양내과 등 약 20개 진료과 의사·간호사·임상심리사가 활용한다. 아산병원 측은 “AI가 의사와 환자 대화를 인식할 때 정확도가 96.1% 정도였고, 문서로 요약할 때 정확도는 92.8%였다”면서 “AI 덕분에 반복 서류 업무 부담을 크게 덜었다”고 했다. 연세의료원도 지난해 11월부터 환자의 진료 기록 작성을 지원하는 AI 기반 시스템 ‘와이낫(Y-Knot)’을 도입했다. 전공의 공백으로 남은 의료진의 업무 부담이 커지자 병원 측이 빠르게 AI 레지던트를 도입한 것이다. 환자가 병원에서 진단받고 퇴원하기까지 과정을 AI가 기록한다.

한림대성심병원은 AI가 전자 의무 기록(EMR)을 스스로 쓰는 시스템을 최근 도입했다. 병원 측은 “AI 레지던트를 활용하면 연간 최대 8만3000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면서 “AI 덕분에 전공의 19명의 일손을 절약한 셈”이라고 했다.

해외에서도 AI 레지던트 도입은 활발하다. 캐나다 오타와 병원은 마이크로소프트의 AI 레지던트를 도입하면서 환자 한 명 진료 시간을 평균 7분가량 절약했다고 밝혔다. 덕분에 다수의 의료진은 “업무 피로도가 70%가량 줄었다”고 했고, 환자의 93%도 “예전보다 나은 진료를 받았다”고 답했다고 한다.

미국 전역에 병원 40곳과 의원 600여 곳을 운영하는 미국 최대 비영리 민간 의료 서비스 제공 업체 카이저퍼머넌트도 지난해 가을에 AI 보조 시스템을 도입했다. 의사와 환자 대화를 AI가 듣고 자동으로 진료 기록으로 바꿔준다. 진료 기록 작성 시간은 20%가량 줄고, 의사나 간호사가 근무시간 이후까지 일하는 시간도 30%가량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