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로보틱스 표지에 실린 임페리얼칼리지 런던(ICL) 연구팀의 성과. '하루만에 로봇에 1000가지 집안일 가르치기' 프로젝트다. /ICL

사람처럼 움직이는 동작을 로봇에 가르치려면 적지 않은 시행착오가 필요하다. 대부분 같은 동작을 수백 번, 많게는 수천 번씩 보여줘야 익힌다.

영국 연구팀이 이런 문제점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로봇 학습법’을 최근 개발했다. 하루에 1000개까지 다양한 동작을 가르칠 수 있는 방법이다. 임페리얼칼리지런던(ICL) 연구팀이 개발한 이 연구는 지난 15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 표지 논문으로 소개됐다.

연구팀은 동작을 잘게 쪼개 로봇을 가르치는 방법을 고안했다. 이른바 ‘MT3(Multi-Task Trajectory Transfer)’라는 새로운 학습 방법이다. 예컨대 로봇에 컵을 들어 올리는 방법을 가르칠 땐, ‘컵에 다가선다’ ‘잡는다’ ‘들어 올린다’ 등의 세 가지 동작으로 쪼개서 가르쳤다. 연구팀은 한 번에 복잡한 동작을 가르칠 때보다 로봇이 이렇게 동작을 잘게 나눠 이해할 때 더 빨리 터득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심지어 딱 한 번만 시범을 보여도 로봇이 따라 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기존 로봇 학습에선 수십, 수백 가지 작업을 한 번에 가르치는 것도 쉽지 않았지만 MT3 방법을 적용했을 땐 하루 24시간 무려 1000가지 집안일을 로봇에 가르칠 수 있었다”고 했다.

‘머리빗 제자리에 두기’ ‘책상 정리하기’ ‘싱크대 닦기’ ‘빵 토스터에 넣기’ ‘국자 떠서 옮기기’ 등 물건 402가지를 이용한 합성 동작 31가지를 아주 빠르게 익혔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MT3 학습법 덕분에 앞으로 로봇을 가르치는 데 드는 시간과 노동, 비용을 10배가량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학습이 고도화되면 집안일을 하는 가사 도우미는 물론이고 간호사, 간병인, 공장 생산자들의 업무를 실제 작업에 가깝게 해내는 수준까지 발전할 것”이라고 했다.

로봇이 MT3 학습법을 통해 하루만에 익힌 집안일들. 로봇은 하루만에 세탁기에 빨래 넣기, 옷 다리기, 오븐에서 음식 꺼내기 같은 복잡한 동작들을 모두 익혔다. /ICL
‘하루에 1000가지 집안일 배우기(Learning a Thousand Tasks in a Day)’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연구팀 모습. /IC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