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대형 제약사인 화이자와 노보 노디스크가 바이오 기업 멧세라를 놓고 벌이는 인수 쟁탈전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미국 화이자가 덴마크 노보 노디스크와의 두 달간 인수 경쟁 끝에 비만약 개발사 멧세라 인수에 성공했다. 지난 9월 화이자의 인수 계획 발표 이후 노보 노디스크가 고가의 인수가를 제시하며 뒤늦게 뛰어들었지만,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의 반독점법 위반 경고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9일 블룸버그 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화이자와 멧세라는 주당 86.25달러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인수 계약에 합의했다. 현금 지급 65.60달러, 성과에 따라 추가 지급되는 조건부 가치권(CVR) 20.65달러를 합친 금액이다. 화이자의 멧세라 인수 금액은 총 100억달러 이상(약 14조5000억원)이 될 전망이다.

지난 9월 화이자가 처음 49억달러로 제시했던 멧세라의 몸값은 노보 노디스크가 최대 90억달러의 인수 조건을 제시하며 두 배로 훌쩍 뛰었다. 이에 멧세라는 “우월한 회사의 제안”이라는 보도자료를 내며 노보 노디스크에 기우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FTC가 반독점법 위반 경고 서한을 노보 노디스크와 멧세라에 보낸 것이 결정적인 변수가 됐다. 삭센다·오젬픽·위고비 등 당뇨·비만 치료제를 생산하는 노보 노디스크가 멧세라를 인수할 경우 비만 치료제 시장을 독점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한 것이다. 식후 소장에서 분비되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을 모방한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와 달리 멧세라가 개발 중인 비만 신약 후보 물질 ‘MET-233i’는 췌장에서 인슐린과 함께 분비되는 호르몬인 아밀린을 모방한 약물이다. GLP-1처럼 식욕을 조절하고 포만감을 높인다. 지난 6월 임상 1상 시험에서 체중 감량 효과를 입증했다고 발표하자 증시에서 주가가 장중 25%까지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