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에만 맡기기에는 한계가 있다. 국익 차원에서 정부의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
초대 지식재산처장으로 임명된 김용선 처장은 5일 취임 직후 기자들과 만나, 3500억달러에 이르는 국내 기업의 대미(對美) 투자에 대해 “대규모 해외 투자는 기술 유출 리스크와 직결된다”며 “정부가 기술 보호와 분쟁 대응 역량을 갖추고, 특히 중소·중견기업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미국 내 반도체·2차전지·원전 분야 투자 사례를 언급하며 “글로벌 기업과의 기술 경쟁·분쟁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1·2차 협력사처럼 대응 역량이 부족한 기업을 정부 차원에서 보호해야 한다”며 “웨스팅하우스 원전 사태에서 보듯, 원천기술을 보유한 해외 기업과의 분쟁에서는 우리가 취약하다”고 했다.
김 처장은 국무회의 정례 참석을 통해 현안을 반영하고 부처 간 협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3일 임명된 뒤 4일 첫 일정으로 국무회의에 참석했다.
부처 간 협력 논의도 이미 시작됐다. 그는 문화체육관광부·농림축산식품부 등이 콘텐츠·K-푸드 관련 해외 지재권 대응 협력을 요청해왔다며 “공동 대응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조정 기능이 실효를 갖기 위해선 실행 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식재산 정책 실행의 최우선 과제로 ‘심사관 확보’를 꼽았다.
김 처장은 “특허 심사관 1명은 연봉의 4배가 넘는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며 “심사관을 일반 공무원 증원으로 보면 안 된다”고 했다. 이어 “독립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기관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고, 심사·심판 인프라가 뒷받침돼야 인공지능(AI) 기반 혁신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AI를 지재권 전 영역과 결합하는 ‘AI × 지식재산(IP)’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는 “문과생도 AI 도구를 활용해 발명·작곡·창작이 가능한 시대”라며 “국민 누구나 고품질 IP를 보유해 소득을 창출하는 시대가 열렸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를 뒷받침할 행정 개혁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6억건 이상의 지재권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구개발(R&D) 방향을 제시하고, 심사·심판에도 AI를 적극 도입할 것”이라며 전담 태스크포스(TF) 구성 계획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