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TV 시리즈 '올스 페어(All’s Fair)' 시사회에 참가한 킴 카다시안. /AFP 연합뉴스

미국 유명 인플루언서 킴 카다시안(Kardashian)이 “달 착륙은 조작된 것”이라고 발언하자,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이를 거듭 반박하고 나섰다.

카다시안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공개된 TV 리얼리티 쇼 ‘더 카다시안스’에서 “나는 달 착륙이 가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달에 중력이 없는데 어떻게 성조기가 펄럭이나” “사진에 왜 별이 보이지 않나” 같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반복되어온 음모론을 근거로 발언했다.

달 착륙 음모론은 1970년대부터 계속 제기되어왔다. 음모론의 시초로 알려진 빌 케이싱은 1976년 ‘우리는 달에 가지 않았다’는 내용의 책으로 여러 의혹을 제기했었다. 카다시안이 언급한 깃발이나 하늘 등도 모두 당시 제기된 주장이다.

카다시안은 또한 이날 아폴로 11호를 타고 두 번째로 달에 착륙한 우주인 버즈 올드린에게 ‘임무 중 가장 무서운 순간’을 묻는 인터뷰 기사를 언급한 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무서운 순간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난 음모론을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아폴로 11호를 탄 암스트롱과 올드린이 실제로 달에 착륙하지 않았다는 음모론은 수십 년간 계속되고 있는 음모론 중 하나다.

지난 3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이후 치러진 베너티 페어 파티에 참석한 킴 카다시안. /AFP 연합뉴스

카다시안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숀 더피 나사 국장 대행은 즉각 대응에 나섰다. 더피 대행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우리는 실제로 달에 여섯 번이나 갔다”고 카다시안에게 직접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킴 카다시안씨, 우리는 달에 갔습니다. 여섯 번이나요!”라면서 “더 좋은 소식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휘 아래 나사의 인류의 달 탐사 프로젝트(아르테미스)가 진행된다는 것”이라고도 썼다.

더피 대행이 이처럼 바로 논란 진화에 나선 것은 카다시안의 영향력을 감안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카다시안은 TV 리얼리티쇼 스타로 이름을 널리 알린 인물. 힙합계의 거물 카녜 웨스트(예·YE)와 결혼·이혼으로도 유명하다.

과학계는 반면 이 같은 카다시안의 음모론에 ‘말도 안 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미 2009년 발사된 나사의 달 정찰 위성이 아폴로 우주선들의 착륙 지점과 우주 비행사들의 발자국, 월면차 바퀴 자국 등을 선명하게 촬영해 증거를 제시한 바 있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또한 카다시안이 의문을 제기한 사진 속 성조기가 펄럭이는 것처럼 찍힌 것은 진공 상태엔 공기 저항이 없기 때문에 한번 건드리면 움직임이 더 지속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즉, 바람에 펄럭이는 것이 아니라 우주인이 깃대를 꽂을 때 생긴 진동이 오래 남은 것이다. NASA가 당초 달 착륙 후 성조기를 꽂을 때 깃발이 축 처지지 않게 윗부분에 가로 지지대(horizontal rod)를 넣어 펄럭이게 보이게 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

이들은 또한 사진에 별이 하나도 없어서 세트장에서 찍은 거 아니냐는 주장도 사진의 노출 현상일 뿐이라고 말한다. 달 표면은 엄청나게 밝고, 별빛은 그에 비해 어둡기 때문에, 사진기 노출을 달 표면과 우주인에 맞추면, 별빛은 너무 약해서 사진에 안 찍히는 게 정상이라는 것이다.

일각에선 또한 냉전 시기 미국의 최대 경쟁국이었던 옛 소련조차 단 한 번도 달 착륙의 진위 자체에 의문을 제기한 적이 없다는 점도 음모론의 반증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