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질 남성들이 진흙 구덩이에서 몸싸움을 벌이는 예능 프로를 개구리들이 따라 하는 것일까. 바닥에 납작 엎드린 동료 개구리 등을 밟고서 탈출 기회를 엿보는 걸까. ‘2025 니콘 코미디 와일드 라이프 사진전’의 결선 진출 작품 중 하나로 뽑힌 이 사진의 제목은 ‘거인의 어깨 위에서(The Shoulders of Giants)’다. 이는 아이작 뉴턴이 동료 과학자에게 보낸 편지에서 “내가 더 멀리 볼 수 있었던 것은 거인의 어깨 위에 서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 말에서 따온 것이다. 기존 지식 위에서 새로운 관점을 얻는다는 과학사의 상징적 문장을, 개구리의 유쾌한 몸짓으로 재해석한 셈이다.
이번 사진전은 세상에서 가장 웃긴 동물 사진을 뽑는 대회로, 108국에서 출품된 1만점 중에서 40점이 결선에 올랐다.
두 번째 사진은 너무 좋아 날뛰는 듯한 두루미와, 이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동료를 담고 있다. 제목은 ‘어휴, 쟤 또 저러네’다.
여우원숭이 표정을 포착한 세 번째 작품의 제목은 ‘폰지(Fonzies) 광고’다. 폰지는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옥수수 스낵 브랜드다. 마치 과자 가루를 몰래 먹다 들킨 듯한 표정이 실제 광고 장면 같다.
펭귄 무리와 양 떼가 나란히 초원을 행진하는 네 번째 사진은 합성이 아니다. 포클랜드 제도 등 남대서양 섬에서는 야생 펭귄과 방목되는 양이 자연스럽게 공존한다. 제목은 ‘펭귄 행진을 이끄는 피리 부는 사나이’다. 독일 민담으로 그림 형제의 이야기에도 등장하는 ‘피리 부는 사나이(The Pied Piper)’를 패러디한 것이다.
개구리가 상대에게 ‘헤드록’을 걸며 난투극을 벌이는 듯한 다섯 번째 사진은 다른 개구리를 물속으로 밀어 넣는 듯한 장면을 담았다. 제목은 ‘억지 세례식’이다. 원치 않는 세례를 강제로 주는 억지 개종(改宗) 같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