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저용량 3제 항고혈압제 ‘아모프렐’을 지난 8월 출시했다. 이를 두고 초기 고혈압 치료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계 최초의 저용량 고혈압 복합제로 개발되면서 한미약품의 제제(製劑) 기술력이 주목받고 있다. 복용 편의성은 물론이고 인체 흡수율, 부작용 감소, 지속 효과 등을 최적화한 약을 가장 효과적인 형태로 만들어내는 기술 경쟁력을 입증한 것이다.
‘아모프렐’은 암로디핀(Amlodipine) 1.67㎎, 로사르탄(Losartan) 16.7㎎, 클로르탈리돈(Chlorthalidone) 4.17㎎ 성분을 기존 상용량의 3분의 1로 줄여 하나의 정제에 담아낸 혁신 고혈압 복합제다. 기존 한미약품의 3제 항고혈압제 ‘아모잘탄플러스(5/50/12.5㎎)’와 동일한 유효 성분이지만, 저용량 설계를 통해 고혈압 초기 치료에서 유의한 혈압 강하 효과를 나타내면서도 이상 반응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아모프렐 개발 당시 저용량 3제 복합제에 대한 국내 가이드라인이 부재했지만, 아모프렐이 안정적이고 효과적인 혈압 조절을 구현할 수 있었던 배경은 한미약품이 수십 년간 축적해 온 고도화된 제제 기술력이다.
1973년 설립된 한미약품은 2004년 국내 최초 신규염 ‘아모디핀’을 시작으로, 2009년 국내 최초 개량 신약 ‘아모잘탄’ ‘아모잘탄패밀리’,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로수젯’, 위식도 역류 질환 치료제 ‘에소메졸’, 진통 소염제 ‘낙소졸’,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 ‘구구탐스’ 등 다양한 개량·복합 신약을 선보이며 한국 제약 산업의 ‘제제 혁신’을 선도해 왔다.
특히 2021년 세계 최초 고혈압·이상지질혈증 치료 4제 복합제 ‘아모잘탄엑스큐’를 출시하며 단일제에서 2제, 3제를 넘어 4제 복합제까지 확장한 독보적 기술력을 입증했다.
한미약품의 제제 기술은 성분 간 결합 안정화, 제형 크기 최소화, 체내 흡수율 극대화에 강점을 지닌다. 대표적 예가 서로 다른 성분을 분리된 형태로 하나의 캡슐에 담는 ‘폴리캡’ 기술, 의약품 표면을 여러 겹으로 코팅해 약물 안정성과 방출 시간을 정밀하게 조절하는 ‘다층 코팅’ 기술이다.
폴리캡 기술은 대표적으로 골다공증 치료제와 비타민 D를 함께 섭취할 수 있는 골다공증 복합제 ‘라본디’, 천식 동반 알레르기 비염 복합제 ‘몬테리진’ 등에 적용됐다. 두 제품 모두 연 매출 100억원대로 성장하며 기술 경쟁력을 입증했다.
6중 다층 코팅 기술을 적용한 진통 소염제 ‘낙소졸’은 위에서는 보호층이, 장에서는 진통 성분이 방출되도록 설계돼 약효와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이렇게 축적된 한미약품의 제제 기술은 혁신 신약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 바이오 의약품의 약효 지속 시간을 획기적으로 늘려주는 플랫폼 ‘랩스커버리(LAPSCOVERY)’와, 면역 항암과 표적 항암 효과를 동시에 구현하는 이중 항체 플랫폼 ‘펜탐바디(PENTAMBODY)’ 등은 한미약품만의 차별화된 원천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한미약품은 우수한 제제 기술력을 기반으로 자체 개발 의약품들의 고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 기관 유비스트(UBIST) 기준 올해 상반기 원외 처방 실적은 5353억원을 기록했다. 개별 제품 기준으로는 총 10개의 제품이 상반기 매출 100억원을 넘기며 국내 처방 시장을 이끌고 있다.
특히 이상지질혈증 복합 신약 ‘로수젯’의 올해 상반기 원외 처방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1103억원을 기록했다. 작년에는 국내 개발 의약품 중 최초로 연간 처방액 2000억원을 돌파했다. 이뿐만 아니라 한미약품은 2018년부터 7년 연속 국내 원외 처방 매출 선두를 지켜오고 있다. 상반기 높은 실적이 하반기에도 이어져 올해도 1위 달성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한미약품 제제연구소장 임호택 상무는 “아모프렐은 한미가 오랜 기간 쌓아온 제제 기술력이 만들어낸 혁신의 결정체”라며 “환자 중심의 복합 신약과,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제제 혁신을 통해 한국 제약 산업의 경쟁력을 더욱 높여 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