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조작 돼지 신장을 이식 받고 9개월간 정상적인 신장 기능을 유지한 신부전 환자 팀 앤드루스(왼쪽). /매사추세츠 종합 병원(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

돼지 신장을 이식받은 신부전 환자가 9개월(271일) 동안 정상적인 신장 기능을 유지했다는 치료 결과가 공개됐다. 돼지 장기이식 사례로는 역대 최장 기간이다.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GH)은 27일(현지 시각) “지난 1월 팀 앤드루스(67)에게 이식한 돼지 신장을 제거하는 수술을 최근 시행했다”며 “환자는 현재 안정적인 상태로 다시 투석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MGH는 “앤드루스는 이종(異種) 장기이식의 새 기준을 세운 환자”라고 했다. 2년 이상 투석 치료를 받았던 앤드루스는 돼지 신장을 이식 받고는 투석 없이 지냈다. 그는 “돼지 신장 이식은 나 한 사람의 치료에 그치지 않고, 투석으로 고통받는 50만 환자들에게 희망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여정이었다”고 밝혔다. MGH에 따르면, 앤드루스는 유전자 편집 돼지 신장을 이식받은 세계 4번째 사례이고, 현재까지 살아있는 인원은 그를 포함해 2명이다.

앤드루스에게 이식한 신장은 미국 바이오기업 ‘이제네시스(eGenesis)’가 개발한 유전자 편집 돼지에게서 추출한 것이다. 이 돼지는 크리스퍼(CRISPR) 유전자 가위 기술로 총 69개의 유전자가 편집됐다. 면역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돼지 유전자는 제거하고, 인간 신장과 유사한 기능을 하도록 인간 유전자를 삽입한 것이다.

미국에서는 10만명 이상이 장기이식을 기다리고 있다. 이 가운데 90%가 신장 환자다. 매일 17명이 장기이식을 기다리다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O형 혈액형 환자는 혈액형 특성 때문에 이식 가능한 장기가 적어 대기 기간이 5~10년에 달한다고 MGH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종 장기이식이 상용화될 경우 장기 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MGH는 올해 안에 2건의 돼지 신장 이식을 추가로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