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게 끊어 자주 걷는 것보다 한번에 오래 걷는 것이 건강에 유익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짧게 자주 걷는 것보다 한 번에 오래 걷는 것이 건강에 더 유익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1000보씩 8번 끊어 걷는 것보다, 8000보 이하로 걷더라도 한 번에 15분 넘게 오래 걷는 것이 심혈관 질환 및 사망 위험을 줄이는 데 더 효과적이라는 얘기다. 스페인 마드리드 유럽대학교 보르하 델 포조 크루즈 교수와 호주 시드니대, 미국 하버드대 공동 연구팀의 분석이다. 연구 결과는 28일 국제 학술지 ‘내과학 회보’에 소개됐다.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에서 하루 8000보가 안 되게 걷는 성인 3만3560명의 데이터를 조사했다. 연구팀은 이들에게 한 번에 걷는 시간을 묻고 참가자들을 네 그룹으로 나눴다. 한 번에 5분도 안 되게 걷는 사람, 5~10분씩 자주 걷는 사람, 10~15분씩 걷는 사람, 한 번에 15분 넘게 걷는 사람 등이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을 8년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한 번에 5분이 안 되게 걷는 사람의 사망률은 약 4.36%로 가장 높았다. 5~10분 걷는 그룹의 사망률은 1.83%, 10~15분 그룹은 0.84%, 15분 넘게 걷는 이들의 사망률은 0.8%였다. 한 번에 걷는 시간이 길수록 사망 위험이 낮았다는 뜻이다.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도 5분 안 되게 걷는 그룹(13%)이 가장 높았다. 위험도는 5~10분(11.09%), 10~15분, 15분 이상(4.39%) 걷는 사람 순서로 낮아졌다.

연구팀은 일정 시간을 넘게 걸으면 심박 수와 혈류가 꾸준히 상승하기 때문에 이런 차이가 생긴다고 봤다. 몇 분만 걷고 자주 멈추면 몸이 제대로 반응하기도 전에 걷기가 끝나 운동 효과가 높지 않다는 것이다. 연구를 이끈 보르하 델 포조 크루즈 교수는 “하루에 얼마나 걷느냐보다, 얼마나 오래 걷느냐가 중요하다”면서 “하루 8000보 이하라도 한 번에 10분 이상 꾸준히 걷는 습관을 들이면 심장병과 사망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