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머리가 나는 것이 단순한 노화 현상을 넘어, 몸이 암세포를 스스로 막는 과정에서 생기는 흔적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조선일보 DB

일본 도쿄대 의과학연구소 연구팀이 흰머리는 몸이 암세포를 막는 과정에서 생기는 흔적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10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셀 바이올로지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왜 어떤 줄기세포는 DNA가 손상되면 죽거나 사라지고, 어떤 줄기세포는 살아남아 암세포로 변할까”라는 답을 찾다가 멜라닌 줄기세포(McSC)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 세포는 주기적으로 재생하면서 멜라닌 색소를 만들어 낸다.

연구팀은 실험용 생쥐에게 강한 자외선을 쏘이고 화학물질을 흡입하게 해서 McSC의 DNA를 손상시켰다. 그 결과, 일부 McSC 세포는 스스로를 ‘암 위험 세포’로 인식하고 재생을 멈추며 소멸했다. 이 과정에서 생쥐의 털은 하얗게 변했다. 죽어가는 McSC 세포가 더는 멜라닌을 만들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일부 세포는 손상된 이후에도 자가 복제를 계속했고, 유전적 돌연변이를 쌓으며 흑색종으로 변이했다. 암 위험이 높은 세포로 변한 것이다. 연구팀은 “흰 머리카락은 암으로 가는 길을 막는 생물학적 방어 반응일 수 있다”고 했다.